뭐든지 신기한 아이들… 화상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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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7면

실내생활을 많이 하는 겨울은 아이들에게 또 다른 위험을 예고한다. 각종 전열기구와 뜨거운 물에 의한 화상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가장 흔하게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전기밥솥에 의한 화상이다. 기어다니는 유아에게 밥솥에서 나는 특이한 소리와 분출되는 증기는 매우 신기한 현상. 따라서 꼭 손이나 얼굴을 대본다는 것. 보호자가 아이 울음소리를 듣고 달려갔을 때는 이미 늦다.

한림의대 한강성심병원 화상성형클리닉 장영철 교수는 "유아들은 호기심이 많고 반사작용이 미숙해 손을 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밥솥에 의한 화상은 대부분 2∼3도의 깊은 화상"이라고 말했다.

거실과 주방이 분리되지 않은 생활공간도 어린이 화상을 부르는 요인. 주방을 돌아다니다 끓는 그릇의 손잡이를 잡아당겨 음식을 뒤집어쓰거나, 어머니가 뜨거운 음식물을 식탁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실수해 발생한다.

젓가락과 같은 전열도구가 화근이 되기도 한다. 쇠 젓가락은 2백20볼트의 전기코드 구멍에 잘 들어가 전기화상의 원인이 된다. 주로 장난이 심한 3∼8세 어린이에게서 잘 발생한다. 심하면 손가락 뼈가 노출되고, 손가락 성장에 중요한 손가락 뼈의 성장점이 손상돼 성장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누워서 담배를 피는 아빠들도 요주의 인물. 갑자기 아이가 달려든다거나, 담뱃불이 있는 재떨이를 뒤집어 엎을 수 있기 때문.

이러한 소아 화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이보다 부모들이 안전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한강성심병원 성형외과팀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아 화상 환자 1천1백58례 중 49%가 2세 미만 유아들이며 부모의 부주의가 직접적인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교수는 "특히 4세 이하 어린이를 기르는 젊은층 부모를 대상으로 예방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kojok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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