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銀 잠재 부실채권 1조5천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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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경쟁입찰을 통한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조흥은행은 잠재적 부실채권 규모가 1조5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자체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한은행이 추산한 잠재 부실채권 규모(1조1천억∼1조5천억원)의 상한선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조흥은행의 매각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22일 "지난 17일 매각소위 2차 회의에 출석한 홍석주 조흥은행장이 잠재적 부실채권 규모가 1조5천억원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洪행장은 회계법인의 분석을 토대로 세부 내역을 공개했다"고 덧붙였다.

洪행장은 ▶신용카드와 가계대출 부실에 따른 충당금 부담▶하이닉스 부실 여신에 따른 충당금 부담▶㈜쌍용 무역 금융사기 등 쌍용 관련 충당금 부담▶자산관리공사(KAMCO)가 조흥은행에 반납한 한보철강 부실채권에 따른 충당금 부담▶스포츠토토 사업에 따른 손실 등을 잠재 부실채권으로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계 소식통은 "신한금융지주가 조흥은행의 잠재 부실채권을 1조1천억원으로 전제하고 주당 가격을 6천1백53원(주식교환 가격은 주당 4천5백원 수준)으로 제시했으므로 잠재 부실채권이 늘어나면 현금 지급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신한지주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면 본실사 과정에서 추가 부실이 드러나더라도 주당 현금 가격을 최대 10%까지만 낮추겠다고 밝혔었다. 반면 현금으로 주당 5천원을 제시한 서버러스 컨소시엄은 조흥은행의 잠재 부실채권이 추가로 드러날 경우 이를 보상받겠다는 조건을 붙였었다.

잠재 부실채권은 향후 추이에 따라 부실채권이 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부실채권으로 잡히지 않은 채권을 말한다. 조흥은행 경영진은 그동안 "하이닉스와 쌍용 등의 부실 여신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았기 때문에 부실채권 규모가 크게 줄어들어 내년에는 1조원 가량의 순이익을 낼 수 있다"며 조기 매각에 반대해 왔다.

공자위는 23일 오후 3차 매각소위를 열고 신한지주 관계자를 출석시켜 조흥은행 인수대금 조달 방법, 인수 후 경영계획 등을 들을 예정이다. 서버러스 컨소시엄은 2차 매각소위 때 서면으로 향후 경영계획 등을 제출했었다.

한편 조흥은행 주가는 올들어 4월 22일 연중 최고치(주당 7천7백80원)를, 10월 1일 최저치(3천5백원)를 기록했으며, 지난 20일 종가는 5천90원이었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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