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순풍에 펀드 돛 달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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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연초 증시가 달아오르면서 주식에 간접투자하는 펀드 상품도 쏟아져나오고 있다.

치솟는 주가를 보며 펀드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지만 내심 불안감도 여전한 투자자들을 위해 주식형펀드들은 다양한 안전장치를 가미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다양하게 변신하며 손님을 끌고 있다. 세계 각국의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도 하루가 멀다하고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인기를 누렸던 채권형 펀드는 올들어 수익률이 뚝 떨어지면서 신상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빛 보는 주식형펀드=증시가 뜰 때는 역시 주식형펀드에 눈길이 간다. 주식형펀드는 올들어 이미 평균 4.33%의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앞으로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기대 속에 판매액도 1540억원 늘었다.

큰 욕심없이 길게 보고 투자하려 한다면 대형 우량주를 편입하는 펀드가 제격일 수 있다. 삼성증권은 이런 투자자들을 위해 삼성전자 등 최우량주 10개에만 투자하는 '삼성 우량주 장기투자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엔 주식에 일정 비율 투자하면서도 안전장치를 더욱 보강한 펀드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대한투자증권의 '클래스원 분할매수 주식혼합펀드'는 주식을 일정 금액씩 나눠서 사들어 가도록 설계됐고, 푸르덴셜과 한국투자증권이 내놓은 '시스템펀드'들은 증시 변동에 따라 주식 비중을 자동 조절하도록 만들어졌다. 한투증권이 선보인 '부자아빠 절대수익추구 전환펀드'는 연 7%의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곧바로 편입 주식을 팔아 채권형으로 전환한다.

◆변신하는 코스닥펀드=코스닥 펀드들도 발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과거 대다수 코스닥 펀드들이 무모하게 코스닥 주식을 대량 편입시켰다가 주가 폭락으로 낭패를 봤던 일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한투증권이 19일 내놓은 '부자아빠 핵심주도 주식펀드'는 편입 주식의 90%까지 코스닥 주도주에 투자할 수 있지만, 시장이 출렁이거나 하락세로 돌아서면 지체없이 거래소 종목으로 바꾸도록 했다. 대투증권이 이달말 내놓을 '클래스원 코스닥주식 혼합 펀드'는 코스닥시장이 오를 땐 주식을 사들이다가 내릴 경우에는 되파는 식으로 시장 움직임에 민첩하게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삼성투신운용은 코스닥의 안정성 높은 대형주 중심으로 굴리는 스타지수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달 공모주 청약시장이 뜨면서 인기를 끌었던 공모주 펀드는 당분간 공모주 청약이 뜸할 것이란 소식에 신상품 설정이 주춤해졌다. 대부분 공모주 펀드들이 일정기간 동안만 판매되지만, 동양종금증권에서 내놓은 '동양 뱅크 플러스10 혼합펀드'는 언제든 가입할 수 있다.

◆다양해지는 해외투자펀드=올들어서도 해외 펀드오브펀드의 인기는 여전하다. 삼성증권은 전 세계적으로 운용 성과가 좋은 7~8개 펀드에 투자하는 '글로벌 베스트 펀드'를 지난주부터 모집, 열흘새 111억원어치를 팔았다. 씨티은행도 지난주부터 '글로벌 베스트 적립식 펀드'를 내놨다. 해외 펀드오브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이 펀드엔 열흘새 1103계좌가 설립됐다. 해외 펀드오브펀드는 투자자들이 소액으로도 여러 해외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투자하는 펀드가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지 알기 어렵고, 수수료가 이중으로 부과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해외 뮤추얼 펀드도 더욱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미래에셋.대투증권.LG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최근 피델리티.슈로더 등 해외 운용사의 뮤추얼펀드 상품을 들여와 팔고 있다. 유럽이나 신흥시장의 상품이 많은 게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해외 펀드는 달러약세에 노출된 미국보다는 유럽과 신흥시장이, 채권형보다는 주식형이 유망해 보인다"고 조언하고 있다.

표재용.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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