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 이런 기발한 물건들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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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7면

초보 낚시꾼들은 낚싯대를 채 올리는 타이밍을 못 맞춰 아까운 미끼만 없애고 물고기는 놓치기 일쑤다. 지난주 서울 COEX에서 열린 2002특허기술대전에는 이런 초보 강태공들의 안타까움을 덜어주는 발명품이 등장했다.

소형 수중 카메라를 노트북 PC나 휴대전화와 연결해 물속을 훤히 관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수중 카메라를 낚싯줄 끝에 달고 지켜보다 물고기가 미끼를 덥썩 무는 순간 낚아채도록 한 것. 야호캐스트(www.yahocast.com)와 씨에스이(CSE)라는 회사가 함께 개발했다.

이번 특허대전에는 발명인들의 아이디어 경연장답게 이색 발명품들이 잔뜩 나왔다. 대부분이 생활 속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것들이어서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임을 실감케 했다.

디벨로 디자인(www.develodesign.com)은 여성 전용 소변기를 고안해 동상을 받았다. 아래는 좌변기 모양이고, 위는 소변기 앞쪽이 벽을 마주하게 배치하면 앉은 사람이 보이지 않도록 3개 면을 감쌌다. 등 쪽에는 감지장치가 있어 앉았다 일어서면 물이 흘러내리도록 했다.

여성 화장실에 칸막이가 필요 없는 이 소변 전용기를 좌변기 칸과 함께 설치하면, 같은 공간 안에 볼 일 볼 장소를 훨씬 많이 만들 수 있다는 게 디벨로 디자인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 강상문 대표는 "소변 전용기는 좌변기보다 한번 사용할 때 물이 적게 드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키높이 가발'도 등장했다.씨크릿우먼(www.secretwoman.co.kr)의 작품이다. 머리 위에 덧쓰는 것이 아니라 정수리 약간 앞부분의 머리 속에 넣는 식이어서 가발을 쓴 티가 거의 나지 않는다. 또한 가발의 전체 모양을 평평하거나 볼록하게 바꿀 수 있다.

씨크릿우먼 김영휴 사장은 "볼록하게 만들면 약 3㎝ 키가 커 보이고,얼굴 형태도 더 갸름하게 된다"며 "젊은 여성뿐 아니라 앞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는 중년층도 염두에 두고 개발했다"고 말했다. 은은한 향기를 내는 기능까지 갖춘 이 가발은 이번 특허대전에서 동상을 받았다.

은상을 탄 개인 발명가 김정국씨의 발명품은 침낭 겸용 배낭. 원리는 돗자리 겸용 가방과 비슷하다. 배낭을 세워놓고 보면 옆의 네면이 지퍼들로 연결돼 있어 지퍼를 열면 펼쳐져 침낭이 되게 했다. 침낭 때문에 전체 짐의 부피가 커지는 걱정을 덜어주는 발명품이다.

이 발명으로 한 방송사의 아이디어 공모에서 우수상을 타기도 한 김씨는 "침낭 겸용 배낭을 사업화할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woo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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