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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트랜드&이슈] 자기야, 여보라고 부르면 닭살 돋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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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40대로 접어든 당신이 아직도 아내를, 혹은 남편을 '○○씨'라고 이름을 부른다면? 다른 건 몰라도 호칭만큼은 신세대 감각임을 자랑해도 좋을 듯싶다.

이는 중앙일보 여론조사팀이 지난 11일 서울 시내 20세 이상 성인 남녀 509명을 대상으로 '부부 간 호칭'을 조사한 결과다. "배우자나 애인을 평소에 어떻게 부르는가"라는 질문에 세대별로 뚜렷이 다른 대답이 나왔다.

20대는 '이름을 말한다'(68.7%)가 압도적이었다. '닭살 커플'의 전형인 '자기'(10.4%)와 같은 애칭보다 이름을 부르는 게 보편적이라는 것. 젊은 세대일수록 남녀 간의 차이를 두지 않고 서로 존중한다는 해석도 가능할 듯싶다.

30대로 접어들면 '자식'이 가족의 중심에 위치하게 되는 것을 호칭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 아빠, ○○ 엄마'라고 부르는 부부가 대폭 늘어난다.

40대까지 아이의 아빠.엄마란 말에 익숙해진 부부는 50대 이상 노년에 들면 그윽하게 '여보.당신'이라고 부른다. 아이들이 다 커버린 뒤 다시 부부 중심의 가족관계로 돌아오는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세대와 관계없이 꾸준히 10% 이상의 지지를 받는 호칭은 '자기'라는 것. 부르는 방법이나 뉘앙스는 조금씩 다를지 몰라도 '자기'가 꼭 신혼부부의 전유물은 아니니 나이 들어 '자기~'라고 부른다고 너무 타박하지 마시길.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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