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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반쪽'연장운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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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지하철 한시간 연장운행이 9일부터 서울 시내 일부 구간에서만 시행된다. 서울시의 지하철 전구간 연장운행 방침에 철도청이 준비 부족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인천·수원·일산·분당지역은 연장 운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8일 "시 외곽으로 연결되는 국철 구간을 관리하고 있는 철도청이 노사합의가 안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연장 운행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서울 시내 지하철 구간에서만 연장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도착역을 기준으로 자정까지 운행했던 서울지하철공사(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구간의 지하철이 자정부터 오전 1시까지 20분 간격으로 연장 운행하게 된다.

그러나 ▶1호선 청량리∼의정부북부, 서울역∼인천, 서울역∼수원▶3호선 구파발∼대화▶4호선 사당∼오이도▶용산선 용산∼회기▶분당선 수서∼오리 구간은 제외된다. 또 시설물 유지·보수와 정비점검을 위해 토·일요일이나 공휴일에는 연장운행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음성직(陰盛稷)시 교통관리실장은 "서울 지하철 노사 간의 협상도 결렬됐지만 비조합원과 간부·공익근무요원 등의 인력을 이용해 예정대로 연장운행하겠다"며 "이미 설이나 추석·월드컵 대회 때 오전 2시까지 연장운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안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서울지하철공사·도시철도공사·인천지하철공사·전국철도 등 4개사 노조는 연장운행이 "노조와 협의하지 않은 시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 바 있어 서울시내 구간에서도 파행 연장운행이 예상된다.

지하철 노조 관계자는 "물리적인 힘을 동원해 연장운행을 막지는 않겠지만 노조회의를 거쳐 법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비조합원 등 예비인력을 이용한 운행이 장기화될 경우 크고 작은 사고의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시는 철도청과 협의해 조속한 시일 내에 국철 구간까지 연장운행을 확대하고 현재 연결이 끊기는 주요 역 부근에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를 배치해 외곽으로 나가는 승객을 실어나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64개 노선 5백6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한편 인천지하철공사도 연장운행을 강행할 방침이어서 서울과 연결되지는 않지만 인천 지역 내 동막∼귤현 구간에 한해 오전 1시까지 지하철이 운행된다.

김필규 기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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