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간의 세계일주』 작가 쥘 베른 작품 완역본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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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용 축약본으로만 나돌던 프랑스 작가 쥘 베른(1828∼1905)의 작품들이 완역본으로 나왔다. 그 첫째 권이 아이슬란드 시화산 분화구에서 지구 중심까지 길이 뚫려 있다는 설정을 한 소설 『지구 속 여행』. 다음 권은 라틴어로 '아무도 아니다'라는 뜻을 지닌 네모 선장이 나오는 『해저 2만리』다.

사망 1백년 가까이 되는 베른의 전작이 완역되는 배경은 무엇일까. 유네스코 『번역서 연감』에 따르면 1992년 베른의 작품은 전세계에서 2백15종의 번역본이 나왔다. 애거사 크리스티 소설(2백90종)·레닌의 사상서(2백60종)에 뒤이은 기록이다.

그렇다면 1862년 첫 작품 『기구를 타고 5주간』을 발표하고 난 후 80여 편의 장편 소설을 써온 그의 저력과 과학이 발달한 현재에도 여전히 읽히는 작품의 생명력을 이번 완역을 통해 음미해볼 일이다. 소설가 르 클레지오처럼 "유년기에 쥘 베른을 읽고 작가가 된 자라면, 그에게 빚을 지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라는 거장들도 적지 않으니까.

『로마인 이야기』(한길사)를 번역한 김석희씨가 번역활동 20년을 결산하는 의미에서 베른 선집을 번역하고 있다는 것도 화젯거리다. 두 달에 한 권 꼴로 나올 예정인 '쥘 베른 컬렉션'에는 『80일간의 세계일주』 『인도 왕비의 유산』 『20세기의 파리』 등이 포함된다.

홍수현 기자

shi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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