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년 전 신석기인들이 배 젓던 ‘노’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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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7000년 전 신석기인들이 배를 탈 때 쓰던 노(櫂)가 발견됐다. 국립김해박물관(관장 송의정)은 경남 창녕 비봉리패총(사적 제486호) 2차 발굴조사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BC 5000년 경의 노 1점을 발굴했다고 17일 밝혔다. 2005년 1차 조사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BC 6000년경의 배를 찾았지만 배에 딸린 노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남 창녕 비봉리패총에서 발굴된 신석기 시대의 노. [국립김해박물관 제공]

노의 전체 길이는 181㎝이며, 자루(66㎝)와 물갈퀴(115㎝)가 거의 완전한 형태로 남아있다. 자루와 물갈퀴의 너비는 각각 최대 4.5㎝와 9㎝이며, 양 쪽 끝부분이 모두 뾰족한 점이 특징이다. 노는 물을 헤쳐서 배가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도구다. 손으로만 젓는 것(paddle)과 배의 현에 고정시켜 젓는 것(oar)으로 구분한다. 이번에 발굴한 노는 후자(oar)로 추정된다.

신석기시대에 배가 사용되었음을 알려주는 자료는 많다. 암각화에 표현된 고래잡이 모습, 패총에서 출토되는 고래 뼈, 일본과의 교역이 이뤄졌음을 암시하는 흑요석 등이 증거가 된다. 그 중에서도 비봉리패총 1차 조사에서 출토된 목선은 가장 확실한 증거물이다. 당시 출토된 배는 소나무를 파내 만든 환목주(丸木舟)다. 배와 노는 나무로 제작되기 때문에 연대가 오랠수록 실물을 확보하기 어렵다. 비봉리패총 유적지는 해저 면이 내륙화하면서 형성된 습지라 점토층 속에 유물이 비교적 양호한 형태로 보존될 수 있었다. 박물관 측은 “한반도에서 사용된 배와 노의 기원을 밝힐 중요한 자료를 확보하게 됐다. 추후 조사가 진행되면 더 많은 자료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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