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5대선후보 TV합동토론]각당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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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각당은 한결같이 자기당 후보의 완승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을 마친 이회창(李會昌)후보는 "짧은 시간으로 충분히 말할 수 없어 안타까웠다"며 "그럼에도 국민들에게 각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을 보이는 기회가 있어 다행"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한나라당은 "내용과 운영 등 모든 면에서 李후보의 일방적인 승리"라고 주장했다. 미디어대책위 김무성(金武星)본부장은 "박빙의 싸움으로 예상했으나 완벽한 승리로 곧 지지율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李후보가 전반적으로 안정되고 준비가 잘 됐다는 느낌을 주는 반면 盧후보는 불안하고 균형이 안 맞는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평가했다.

미디어대책위 김병호(金秉浩)부본부장은 "盧후보가 질문과 반론 시간을 혼돈하는 등 진행이 꼬여 고전한 반면 李후보는 진행규칙을 제대로 숙지해 자기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며 "점수로 보면 10:5 정도의 하프게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평소 의견을 짧게 담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는 게 옥의 티"라고 말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토론 후 "최선을 다했고, 이전 토론에 비해 잘 됐다"며 만족해 했으나 "토론방식이 초점을 모으기 어렵게 돼 있어 후보들간에 동문서답도 있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盧후보가 월등히 잘 했다고 주장했다. 이낙연(李洛淵)대변인은 "국정의 중요 문제를 제대로 균형있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진지하고 차분하면서도 할 말은 했다"고 논평했다. 李대변인은 "李후보도 잘 했으나 때론 초점을 놓쳐 그동안 TV 합동토론을 기피해온 이유를 알 것 같았고, 權후보는 본인과 소속 정당의 색깔을 드러내는 데는 성공적이었으나 여러번 시간을 초과했다"고 꼬집었다.

이해찬(李海瓚)기획본부장은 "李후보는 사실 오류가 많았다"며 "북한의 핵 보유 발언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전제로 한 것으로 문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환(金榮煥)의원은 "盧후보는 젊은 후보답게 여유있고 자신있게 임했으나, 李후보는 다소 피곤하고 경직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민노당 관계자들은 권영길 후보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잘 해냈다면서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한 실무 책임자는 "리허설 때보다도 더 잘 했으며, 점수를 매기자면 1백10점"이라고 반겼다. 김종철(金鍾哲)대변인은 "진정한 정치개혁과 남북평화의 적임자가 권영길 후보라는 것이 잘 드러난 토론이었다"며 "노무현·이회창 두 후보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와중에도 權후보가 깨끗한 모범답안을 제시해줬다"고 평가했다.

남정호·강민석·박신홍 기자

nam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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