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경기 회복에 큰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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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대체로 맑음. 하반기로 갈수록 활짝 갬 '.

4개 주요 증권사가 내다본 내년도 증시 기상도다. 전망치는 들쭉날쭉하지만 큰 그림은 비슷하다. 하반기부터 정보기술(IT) 경기가 살아나면서 종합주가지수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LG투자증권은 "기업들의 실적 둔화는 계속될 것"이라며 비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시장 전망을 살펴봤다.

<그래프 참조>

◇경기 흐름은=대우증권은 내년 2분기까지는 내수·수출 둔화로 경기가 하강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IT 제품 수출이 늘고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전체 23개 업종 중 음식료·제지·반도체 등 12개는 내년에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래프 참조>

반면 수출 비중이 큰 섬유·자동차·유통 등 나머지 종목은 다소 정체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증권 투자전략실 권혁부 연구원도 "3분기부터 반도체 경기 회복과 미국 경기의 상승에 힘입어 국내 경기도 강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이라크 전쟁의 후폭풍이 어떻게 번질지 불투명하고▶디플레 가능성이 완전히 씻기지 않았으며▶경상수지 적자가 계속될 가능성 등은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으로 꼽았다.

가계 부채가 소비를 위축시킬 우려에 대해 삼성증권은 저금리 기조 때문에 부채가 심각하게 부실화할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LG투자증권은 지나친 가계 부채로 소비가 줄면서 경기가 빠른 속도로 침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또 미 경기 회복 지연으로 '달러화 약세→원화 강세→수출 부진→매출 감소'의 악순환이 나타나면서 주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급은=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증시를 쥐락펴락하며 주가 흐름을 주도했다. 삼성증권은 내년엔 이런 모습이 줄 것으로 봤다. 올 9월까지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5조2천9백40억원) 중 83%가 삼성전자 매도분이었는데, 내년엔 전세계 IT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에 진입할 것으로 보여 실적이 좋은 삼성전자를 팔아치우지 않을 것이란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대우증권은 한국이 내년 5월에 전세계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참고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에서 선진국 지수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며, 성사될 경우 11억달러의 돈이 들어올 것으로 분석했다. 대신증권도 MSCI 선진국 지수에 포함되면 수급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기관투자가들은 소극적인 매매로 일관했으나 내년엔 47개 연·기금이 주식 투자에 약 4조원을 쓸 것이란 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 전략은=대우증권은 분기별 업황 경기에 따라 음식료(소비재)→자동차·가전(내구재)→반도체·철강(자본재)→금융주에 주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대신증권은 중반엔 반도체·통신서비스 등이, 후반엔 디스플레이·시멘트 등이 유망하다고 밝혔다. LG투자증권은 시장 지배력이 크고 현금이 풍부해 매출 감소를 잘 견딜 수 있는 삼성전자·SK텔레콤·POSCO·농심·태평양 등의 종목이 낫다고 밝혔다.

김준술 기자

jso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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