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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입법 발의 선심성 많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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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회의원들이 발의하는 의원 입법안이 갈수록 인기영합주의로 흐르고 있어 개선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재계에서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의원 발의 법안의 문제점 및 개선과제'란 내부 보고서를 통해 현 정부 출범 이후 발의된 1천35건의 법안을 분석한 결과 약 8%에 해당하는 79건이 인기영합주의 경향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또 국회를 통과한 의원입법안 5백여건 중 선심성의 법안 비율이 지난 15대 국회에선 5%였지만 현행 16대 국회에 와선 10%로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게다가 의원입법이 최근 급격히 늘고 있어 선심성 법안이 향후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의원 발의 법안수는 11대 국회 때 2백4건이던 것이 15대에선 1천1백여건으로 5배 이상이 됐으며, 통과 비율도 12대 31%에서 15대 40%로 증가했다. 전경련 측은 국회를 통과한 의원입법안 중 농어민 부채 경감·기초생활보장·민주화 유공자 예우법 등을 대표적인 선심성 정책으로 꼽았다. 국회에 계류된 것중에선 ▶강제퇴출은행의 주주와 직원에 대한 명예회복과 피해보상▶법인세 1%의 정치자금 의무화▶농사용 전기요금의 30% 인하 등은 문제가 많은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의원입법은 정부 입법안과 달리 입법예고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있는 데다 제대로 토론도 하지 않고,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심사도 안 받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전경련은 입법예고 및 공청회제도를 의무화하고, 국회 소속의 규제개혁위를 신설하는 등 의원 입법 시스템을 대폭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욱 전문기자

young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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