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한 줄]『피렌체, 시간에 잠기다』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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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메르카토 누오바)시장 건물 남쪽으로 멧돼지 조각이 있다. 몸집이 크지만 ‘새끼 돼지’라는 별명이 붙은, 관광객을 위한 상징물 가운데 하나이다. 입에서는 분수물이 뿜어져 나오고, 아이들은 등에 올라타 장난을 친다. 피렌체의 추억을 하나라도 더 남기기 위해 어른들은 멧돼지 코를 어루만진다. 다시 돌아올 꿈을 간직하면서.”

-영화기획자이자 와인평론가인 고형욱이 세계 3대 문화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역사· 문화· 사람을 맛깔스러우면서도 깊이 있게 파헤친 인문여행서 『피렌체, 시간에 잠기다』(사월의 책, 343쪽, 1만6000원)에서

“밤에도 무지개가 뜬다…바이칼 호 가장자리 톱니 사이에 둥글게 걸린 무지개를 보았다. 달이 꽉 차올라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유난히 맑고 밝아야 안개 띠에서 색이 반사될 만틈 광량이 확보된다. 비 온 날의 선물이 텅 빈 밤중에 피어나는 것이다. 천상의 축복을, 혹은 지상의 어느 정령에게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미국의 변호사가 입양한 막내딸을 제대로 알기 위해 그의 고향 시베리아를 방문해 자연과 문화, 인물 이야기 등을 재조명한 100편의 산문을 모은 『너의 시베리아』(리처드 와이릭 지음, 이수영 옮김, 마음산책, 320쪽, 1만1000원)에서

“아주 부유한 미국인이 마더 데레사의 강론에 깊은 인상을 받아 그 자리에서 커다란 집 한 채를 선문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잠깐 생각하고 말했다. “제게 지금 쓸 수 없는 것은 성가실 따름입니다. 나중에 어떤 것이 필요해지면 그때 하느님께서 도와주실 거예요. 우리가 얼마나 많이 주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얼마나 많은 사랑을 거기에 담느냐가 중요합니다”라고.”

-생전에 ‘빈자의 어머니’로 불리던 마더 데레사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고해성사 신부였던 오스트리아 성직자가 쓴 전기 『우리의 어머니, 마더 데레사』(레오 마스부르크 지음, 이현경 옮김, 민음인, 252쪽, 1만2000원)에서

“사람들이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부르는 것도 진짜 거짓말이다. 타인의 이익을 위해서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든 그러한 거짓말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에서 자기 자신을 해치는 거짓말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진실에 반핵서 비난하거나 찬양하는 사람 누구든지 그것이 실제적인 사람과 관계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거짓을 말하는 것이 된다.”

-프랑스 사상가 루소가 말년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가장 중요하고 내면적인 자기 생각을 기록한 에세이집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루소 지음, 김모세 옮김, 부북스, 200쪽, 8900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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