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최강자 4명 연파 박영훈 돌풍 계속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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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17·사진)3단을 스타로 탄생시킨 농심신라면배 2라운드가 23-28일까지 6일간 부산 호텔 농심에서 속개된다.

박3단은 지난달 베이징(北京)에서 시작된 1라운드에서 한국의 선봉장으로 출전, 중국과 일본의 최강자들 4명을 연파했다. 첫판에 중국이 자랑하는 신예강호 구리(古力)7단을 꺾었고 두번째 판에선 일본의 기성이자 일인자인 왕리청(王立誠)9단을 제압했다.

곧이어 중국의 실질적인 일인자라 할 수 있는 창하오(常昊)9단을 눌렀고 다시 일본의 NEC배 우승자 장쉬(張)7단을 격파했다. 농심배에 한국대표로 첫 출전한 박3단이 대회 1라운드를 싹쓸이하며 일대 회오리바람을 몰고온 것이다.

한·중·일 3국의 국가대항전인 농심배는 각국 5명의 대표선수가 연승전으로 맞붙는다. 박3단이 계속 10연승을 거둬버리면 혼자 대회를 끝낼 수 있다. 5년전인 1997년 서봉수9단은 농심배의 전신인 진로배에서 한국의 2장으로 출전해 중국과 일본의 강자 9명을 모조리 꺾고 우승컵을 따낸 일이 있다. 이 9연승은 바둑계의 신화로 남아있을 뿐 아직은 누구도 여기에 도전한 사람은 없다.

박영훈3단은 한국의 1장으로 나섰기에 이론적으로는 '10연승'이 가능하다. 중국과 일본이 사상 최강의 팀을 구성했음에도 그가 이미 4연승을 거뒀기 때문에 팬들은 은근히 10연승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박3단은 이미 연승상금 2천만원을 따로 챙겼고 1승을 추가할 때마다 1천만원을 추가로 받게 된다.

부산에서의 여섯판을 박3단이 싹쓸이할 확률은 수학적으론 1/64.3라운드는 내년초 일본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만약 박3단이 계속 이기면 일본 대회는 필요없게 된다.

23일의 첫판에선 중국기사와 대결하는데 중국은 현재 뤄시허(羅洗河)9단·후야오위(胡耀宇)7단·쿵제(孔杰)7단 등 3명이 남아 있다. 일본은 명인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9단, 본인방 가토 마사오(加藤正夫)9단, 그리고 고바야시 고이치(小林光一)9단 등 3명. 한국은 이창호9단·조훈현9단·김승준7단·윤현석7단까지 5명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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