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오르고 왜 그럴까 실적 헷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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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지루하게 횡보하고 있는 장세 속에서 일부 주식이 연일 상한가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뚜렷한 이유가 없이 급등하고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방은 20일 가격제한폭까지 뛰어 9일째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8천8백80원에 장을 마쳤다. 상한가 랠리가 시작되기 직전보다 무려 2백50% 가까이 뛴 것이다. 우방은 지난 15일 법정관리 인가 뒤 처음으로 1백67억원 규모의 아파트 건설공사를 수주한 것 이외는 특이한 사항이 없다고 공시했지만 폭등세는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남선알미늄도 회사 분할 뒤 재상장한 지난 11일 이후 이날까지 8일간 상한가를 유지했다. 이 회사 역시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호재는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향건설의 경우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이날까지 5일째 상한가를 기록했고, 전자부품 업체인 휴닉스도 중국 톈진(天津)에 있는 자회사 청산을 검토 중인 점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상승요인이 없음에도 이날까지 4일째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증권거래소는 남선알미늄을 21일부터 감리종목으로 지정하고 경향건설에 대해선 1차 감리종목 지정 예고를 한다고 밝혔다. 우방은 이미 지난 18일 감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종목들의 호재성 재료가 미리 유출됐을 수도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투자에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동원증권 리서치센터 이선일 책임연구원은 "이런 종목들은 도저히 적정주가로는 설명하기 힘들어 현재로서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 세력들이 가세했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거래량도 많지 않아 한번 추세가 꺾이면 팔기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추격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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