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부-③ 인천 경제자유구역 개발: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 건설 야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그동안 논란을 벌였던 경제자유구역 법안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인천의 송도신도시·동아(서북부)매립지·영종도 등을 개발하는 사업이 큰 힘을 받고 있다.

안상수(安相洙)인천시장은 "인천을 동북아 비즈니스의 중심 도시로 키우기 위해 17년 전부터 송도신도시 계획을 수립하고 인천국제공항을 유치하느라 시와 시민들이 흘린 땀의 결실"이라며 법안 통과를 환영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25일엔 박용성(朴容晟)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김각중(金珏中)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김재철(金在哲)한국무역협회장, 김영수(金榮洙)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 김창성(金昌星)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 경제 5단체장들이 이들 지역을 방문해 경제특구 개발 지원을 약속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경제 5단체장이 서울 아닌 다른 지역에서 회동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재계가 수도권 관문인 인천지역 개발에 거는 높은 관심도를 방증했다.

정부도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제정에 나서는 등 인천의 노른자위인 이들 3개 지역에 대한 개발 의지를 구체화했다.

내년 7월 이 법이 발효되면 자유구역 지정을 받아 개발이 본격화될 송도신도시·동아매립지·영종도 등 세곳은 서울 여의도 면적의 45배에 달하는 4천여만평 규모다.

송도신도시는 다국적 기업들의 아태지역본부와 테크노밸리로, 동아매립지는 화훼 수출 및 위락·주거·국제금융단지로, 영종도는 항공물류·관광·레저단지로 각각 개발할 예정이다. 인천을 동북아 비즈니스의 중심지로 키우는데 유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이들 세 지역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이들 지역은 1단계(2002~2005년), 2단계(2006~2010년), 3단계(2011~2020년)로 나뉘어 개발될 예정이다.

1단계에서는 송도신도시 인프라 구축,영종도 공영개발사업 추진, 동아매립지 기반시설 정비 및 화훼·주거지 조성 등을 마무리한다. 2단계는 송도신도시∼영종도를 잇는 제 2연륙교를 완공하며 3단계에서는 동아매립지를 자족적 도시로 만든다.

자유구역에 입주하는 외국 기업들은 세금 감면 등 각종 지원을 받게 된다. 이곳에 살게 될 외국인들의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전용 주거단지·전용 병원·약국·학교·카지노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곳에선 영어가 공용어로 사용되며 미국 달러와 일본 엔, 유로화 등의 외국 화폐를 자유롭게 통용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천시 홍준호(洪俊浩)기획관은 "수도권 관문 항구도시이자 중국·북한의 최적 연결 루트이기도 한 이들 지역이 제대로 개발되면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 엔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천시는 자유구역 준비기획단을 구성, 구역 신청에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고 내년 상반기 제정될 시행령·시행규칙에 대비한 시의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또 정부와의 원활한 업무 협의 등을 위해 관련 특구청도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송도 신도시=인천시가 1994년부터 국제비즈니스 거점 및 첨단산업·정보화 도시 건설을 위해 연수구 동춘동 일대 공유수면을 매립해 조성한 공간이다. 총 1천2백86만평의 조성 계획 중 1단계로 5백35만평을 6개 공구로 나눠 개발하고 있다.

사업예산만 이미 투입된 6천6백51억원을 포함해 총 2조1천3백억원에 달하는 대역사다. 2000년 2·4공구 1백76만평의 매립이 완료돼 도로,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공사가 진행 중이며 현재 1·3공구 2백7만평도 매립공사를 하고 있다. 5·6공구 1백52만평은 2004년 착공, 2011년까지 매립을 완료할 계획이다.

먼저 매립이 마무리되는 2·4공구(1백76만평)에는 주거단지와 지식정보·바이오산업 단지가 들어선다. 3만평 규모의 바이오산업 단지에는 세계적인 바이오 신약 개발업체인 박스젠(VaxGen)사가 1억5천만달러를 투자해 연구개발센터와 생산시설을 건설하기로 돼있다.

주거단지인 '송도 테크빌'에는 쾌적한 주거환경을 마련한다는 계획 아래 7천9백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2005년 입주예정이며 2만3천여명의 인구를 수용한다.

현재 매립 중인 1·3공구에는 미국 게일(Gale Company)-포스코 건설 컨소시엄이 1백27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외자를 유치해 국제비즈니스 센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2013년까지 국제컨벤션센터와 60층 규모의 국제비즈니스센터(IBC)빌딩, 오피스텔빌딩(69동), 호텔(4동), 백화점·쇼핑몰, 주거단지(1만5천2백가구), 골프장(20만평) 등이 단계적으로 들어서게 된다.

◇동아매립지=이곳은 홍콩·싱가포르·중국 상하이 등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도록 화훼, 스포츠·레저단지를 겸비한 국제금융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건설교통부가 최근 확정 발표한 개발계획 규모는 매립지 4백87만평을 비롯해 인근 청라 매립지 30만평, 사유지 25만평 등 모두 5백42만평이다.

한국토지공사가 사업 시행자로 나서 2004년 부터 2009년까지 농업기반공사(4백87만평), 인천시(30만평), 개인(25만평)을 대상으로 토지 매수에 들어간다.

매립지 중심부에는 국제업무단지(30여만평)가 입주하게 되는데 이곳에는 외국인 기업 종사자들을 위한 3층 이하 저층 외국인 주거 단지(10만평)도 만들어진다. 매립지 동쪽에 조성되는 주거·업무·공공 시설용지는 1백67만평이며 이 중 79만평은 주거용지, 9만평은 상업용지, 14만평은 공공시설용지로, 나머지는 공원·녹지용지로 쓰인다.

매립지 남·북·서쪽 스포츠·레저 용지(3백20만평)에는 인천국제공항이 가까운 점을 고려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가능한 18홀짜리 골프장 3~4곳(95만평)을 비롯해 테마파크(43만평)·승마장 등이 각각 들어선다.

매립지 남쪽 22만평에는 외국대학원 분교,외국 의료시설 등을 유치하되 일단 이 매립지가 국제업무도시로 탈바꿈할 때까지 축구·야구장 등 생활 스포츠 시설 용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매립지 남북에 가로로 길게 늘어설 첨단 화훼단지는 농업기반공사가 민자를 유치,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을 위한 테마관광지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매립지 주변에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정유 공장·화력 발전소·분뇨 처리장 등 소위 기피 시설들이 위치해 국제금융도시 조성을 둘러싸고 적지(適地)여부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영종도=개발 규모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접한 영종지구 5백70만평, 용유·무의지구 2백13만평 등이다. 영종지구 5백70만평은 주거와 산업물류·국제업무 등 인천국제공항과 연계한 복합도시로 건설된다.

특히 영종지구는 인천시가 2001년 12월 싱가포르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해 수립한 기본계획을 기초로 2020년까지 단계별로 개발된다.

1단계로 중구 운서동 공항신도시 남측 74만7천평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 토지공사에서 인구 3만명 규모의 택지개발을 추진하게 된다.

이는 공항 2단계 확장사업과 연계해 배후신도시 개발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 이 지역은 주거용지 41%(31만평), 공공용지 48%(38만평), 업무·상업 11%(6만평)로 나눠 주택 1만1천8백가구·인구 3만명 수용을 목표로 개발된다.

공항신도시 IC 남측 88만평은 인천국제공항 관세자유지역과 연계돼 고부가가치 항공물류 중심지로 육성된다. 88만평 중 62%인 55만평이 물류용지로, 33만평은 산업용지로 각각 개발된다. 주요 유치 업종은 항공기 관련 산업과 항공물류에 적합한 경박 단소형 첨단산업 등이다.

나머지 2백84만평은 14개 지구로 나눠 시가화조정구역으로 지정 한 후 주거와 상업·관광 기능을 단계적으로 부여하게 된다.

성태원·정영진 기자 ch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