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새마을운동 40주년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1970년 4월 22일 제창한 데서 기인한다. 그 개척정신을 이어받자는 움직임이 요즘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우리 모두 일어나 새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니 당연히 환영이다. 다만 새마을운동과 관련해 이해되지 않는 구석이 있을 따름이다.
경북 청도에 가면 새마을운동 발상지 마을이 있다. 신도마을이란 작은 산촌인데, 이 두메가 새마을운동 발상지가 된 데는 극적인 사연이 있다. 1969년 태풍 사라호가 한반도, 특히 영남지방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을 때 얘기다. 박정희 대통령은 그해 8월 4일 전용열차를 타고 수해지역 시찰에 나선다. 경상도로 진입한 대통령 전용열차가 어느 산골을 스쳐 지나가자, 시름 어린 눈으로 창 밖을 바라보던 대통령이 갑자기 열차를 세웠다. 그리고 후진을 명령했다. 열차는 뒤로 달려 막 지나친 마을 입구에 멈춰 섰다.
철길 바로 아래에선 마을 주민이 무너진 제방을 쌓아 길을 내고 있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열심이었고, 쉰 가구도 채 안 되는 농가엔 초가 대신 기와가 얹혀져 있었다.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 산은 민둥산이 허다했는데, 마을을 둘러싼 산은 밤나무로 푸르렀다. 훗날 박 대통령이 작사한 것으로 알려진 새마을운동 노래에 다음과 같은 가사가 있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 길도 넓히고 푸른 동산 만들어’. 바로 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던 것이다. 이게 여태까지 알려진 새마을운동의 기원이다. 신도마을은 지난해 4월 14일 첨단 전시시설을 완비한 새마을운동 발상지 기념관까지 개관했다.
하나 우리나라엔 새마을운동 발상지라고 주장하는 마을이 하나 더 있다. 경북 포항에 있는 문성리라는 마을이다. 문성마을도 새마을운동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새마을운동 출범 이듬해인 1971년 9월, 박 대통령이 전국 시·도 지사 등을 대동해 문성마을까지 내려와 “문성동과 같은 새마을을 만들어라”라는 유지를 내린 일이 있다.
손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