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평창 펜션촌:주5일제 여파 곳곳 신축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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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같은 종류의 부동산상품이 하나 둘 자발적으로 생기거나 한꺼번에 대규모로 개발되면서 어느덧 '부동산 명물'로 자리잡아 가는 곳이 적지 않다. 그곳을 매주 한번 찾아가 본다.

편집자

강원도 평창이 펜션(전원주택형 숙박시설)촌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당·흥정계곡, 보광휘닉스파크 등 종합 리조트 주변에는 크고 작은 펜션 단지들이 들어서 있고 공사가 진행 중인 펜션도 많다.

업계에 따르면 평창에는 최근 1∼2년 새 펜션 건축이 크게 늘어 봉평·용평·대화·진부 등 8개면을 중심으로 3백여가구의 펜션이 성업 중이다. 이는 펜션과 비슷한 형태로 8백여 가구가 민박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제주도 다음으로 큰 규모다.

평창은 인체에 가장 적합하다고 알려진 해발 7백m에 있어 전원 휴양지로 주목을 받아왔으나 교통여건이 좋지 않고, 계곡과 하천변을 중심으로 취락과 읍·면 등이 흩어져 있기 때문에 낙후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주5일 근무제의 시행에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 확장 개통 등 교통 개선에 힘입어 개발 바람을 타고 있는 것.

특히 몰려드는 관광객을 콘도 등 기존 숙박시설로는 제대로 수용할 수 없게 되자 펜션 등 대체 숙박시설 건축이 활발해지고 있다. 방림면 운교리에서 임대용 펜션을 운영하는 성우빌리지 김성우 사장은 "관광 명소와 종합 리조트 방문객의 이용수요가 많아 영업이 계절을 타지 않는다"며 "평균 객실 가동률은 연간 45% 정도 된다"고 말했다.

평창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준농림지에 주택을 짓도록 허용한 농지전용과 임야 형질변경 허가 건수는 5백90건에 달한다. 이 중 펜션용 부지로 허가를 받은 곳은 봉평면 유포리 금당계곡 일대에만 1백곳 정도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선 개별 주택을 개조해 민박을 겸하는 것과는 달리 20가구 이상이 모인 단지형 펜션과 기존 아파트, 분양 예정인 아파트를 숙박객 유치에 할용하는 신종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봉평면 유포리 금당계곡 인근에 1백50가구의 대규모 펜션단지를 분양할 예정인 탑투게더 오승섭 사장은 "다양한 형태와 평형의 펜션을 하나의 단지로 묶으면 소비자의 기호를 맞출 수 있고 공동 마케팅을 통해 영업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펜션 등 레저형 토지수요가 크게 늘면서 평창 일대 땅값도 지난해 말 이후 상승곡선을 긋고 있다. 인기지역인 금당·흥정계곡 주변의 경우 농지전용과 형질변경허가를 마친 준농림지는 평당 15만∼40만원, 일반 준농림지는 평당 10만∼20만원선으로 지난해 말보다 30∼40% 가량 올랐다.

토지전문 돌공인중개사무소 진명기 사장은 "평창 일대는 토지거래허가지역이 아닌 데다 개발 잠재력이 많기 때문에 땅값도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김용석 기자

caf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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