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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리모델링>새나가는 돈 너무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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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적자 요인을 분석하자

우리나라 도시근로자 가구의 평균 가계소득은 2백58만원(2001년 기준)이다. 이에 비하면 權씨네 부부의 소득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 부부는 매달 3백만원 가까운 생활비를 마이너스(한도) 대출에 의존하고 있다.

남편이 지방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생활비가 이중으로 든다고 하더라도 부부가 공무원이어서 네 자녀의 학자금을 전액 지원받는 점을 고려하면 지출이 지나친 것으로 보인다.

權씨네의 매달 현금 흐름표를 살펴보면 과다한 지출항목이 몇몇 눈에 띈다. 우선 경조사비가 80만원으로 다른 가정에 비해 많은 편이다. 단독주택이라 가스료 등이 많이 들긴 하지만 공과금이 60만원인 점 역시 지나치다. 대출 원리금도 한 달에 1백15만원씩이나 나간다. 權씨네 대출금 중 7천만원은 시동생의 빚보증을 섰다가 떠안은 것이다. 비록 친인척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을 돕다가 본인의 가계가 어려워지는 빚보증은 가능한 피하는 태도를 지금부터라도 확실히 해야 한다. 보통 3∼6개월치 생활비에 해당하는 돈을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예금 형태로 갖고있는 것이 바람직한데 權씨네는 매달 월급을 다 쓰고도 부족한 금액을 마이너스 대출로 빼서 쓴다. 마이너스 대출 역시 공돈이 아니라 연 9∼11%의 이자를 물어야 하는 부채임을 잊지말자.

#저축보다 빚 갚는 게 우선

權씨네는 매달 적자 살림을 하면서도 꼬박꼬박 3백13만원씩 저축을 하고 있다. 3백만원 가까이 적자가 나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대출을 받아서 저축을 하고 있는 셈이다. 대출금리는 항상 예금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설사 금리가 같다 해도 세금을 떼고나면 손해다. 만일 權씨가 1억원을 연 7.2%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경우 연간 부담해야 할 이자는 7백20만원이다. 반면 1억원을 연 7.2%로 예금한다고 해도 1년 후에 손에 쥐는 이자는 세금 공제 후 6백1만2천원이다. 따라서 權씨네는 적금을 붓기보다 대출금부터 갚는 게 좋다. 비과세 혜택을 받는 우체국 예금만 남기고 나머지 적금류는 중도해지에 따른 불이익이 너무 크지 않을 경우 찾아서 빚 갚는 데 쓰는 게 낫겠다.

#아파트로 이사하며 대출금 상환해야

權씨는 현재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건평 45평, 대지 1백평짜리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 대지가 1백평이나 되는 것은 지난 해 대출을 받아 시유지를 매입했기 때문이다. 집을 새로 짓거나 그냥 팔더라도 값을 올려 팔기 위한 계산이었다고 한다.

일차적으론 서울에서 대지 1백평을 보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權씨가 직접 재개발을 해서 재산을 증식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전용면적 23.4평형으로 8세대짜리 다세대주택을 건축할 경우 현 시세로 토지대금 5억5천만원에 건축비는 4억5천만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주변 지역의 분양가가 1억6천만원선이므로 전량 분양이 이뤄진다면 총분양금 12억8천만원에서 총 투자비 10억원을 빼면 2억8천만원의 이익을 보게 된다. 그러나 분양이 절반만 이뤄지면 이익은 4천만원으로 줄어들고 만약 2세대만 분양된다면 오히려 8천만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이같은 리스크나 최근의 부동산 시장 상황, 건축비용을 대출로 조달해야 하는 점 등을 감안한다면 權씨가 직접 재개발에 나서는 것은 무리가 있을 듯하다. 현재로선 지금 사는 주택을 적당한 값에 팔고 權씨가 원하는 대로 근무지인 강남에 가까운 사당동 쪽에 아파트를 사는 것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집을 5억5천만원에 판 뒤 4억원 정도로 사당동에 45평형 아파트를 사고 남은 돈 1억5천만원은 대출금을 갚는 데 쓰도록 한다.

#노후대비와 자녀 결혼자금 마련

權씨네는 부부가 공무원이므로 은퇴시에 일반인에 비해 많은 연금을 받게 된다. 남편이 2억원을 65세 퇴직시 일시불로 받고, 權씨는 1억5천만원을 연금형식으로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 연금만으론 충분치 않다. 부부가 은퇴후 필요한 생활비가 현재 가치로 월 2백만원이라면 權씨가 퇴직하는 시점에선 약 3백만원이 된다. 따라서 85세까지 생존한다고 할 경우 필요한 노후자금의 총액은 6억원(물가상승률 4%,세후 투자수익률 6% 가정)이 된다. 남편이 퇴직시 받는 일시불 연금 2억원을 權씨의 은퇴시점까지 투자해 2억7천만원으로 키우고 여기에 權씨의 연금 1억5천만원을 합하면 4억2천만원이 된다. 6억원에서 1억8천만원이 부족하다. 부족분을 채우려면 지금부터 12년간 매달 86만원씩 저축해야 한다. 대출금을 모두 갚은 뒤라면 이 정도의 돈을 적립하는 데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權씨네가 우리나라 대부분의 부모들처럼 자녀들 결혼비용까지 모두 부담한다고 할 경우 이렇게 만든 노후자금 중 상당 부분을 써야 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네 자녀를 28세에 결혼시키면서 현재 가치로 5천만원씩만 쓴다고 해도 장남(21)은 6천6백만원, 차남(19) 7천1백만원,삼남(18) 7천4백만원, 막내딸(14)은 8천7백만원씩 약 3억원이 필요하다(물가상승률 4% 가정). 따라서 장남 외에 나머지 자녀들에게도 주택청약부금 하나씩만 가입해 준 뒤 스스로 직장생활을 통해 결혼자금을 모아 결혼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현명할 듯하다.

#보험에 문제 많다

權씨네는 6명의 가족이 각각 이런 저런 보험에 들어 매달 43만원을 보험료로 낸다. 보험료 수준 자체는 소득의 6∼9%에 해당돼 그다지 높지 않다. 문제는 대부분의 보험이 주변의 권유로 든 것이다 보니 매우 비효율적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權씨네는 잡다한 보험을 꼭 필요한 것 위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노후를 위한 연금보험은 權씨를 피보험자로 해서 1개, 건강보험은 부부 각각을 피보험자로 2개, 네 자녀는 각종 사고와 질병에 대비하는 보험을 1개씩 갖고 있으면 충분하다.

#결론

權씨네는 이사를 통해 시급히 부채를 갚은 뒤 가능한 한 수입의 범위 내에서 지출이 이뤄지도록 생활을 바로잡아야 한다. 가족 모두가 지금까지의 지출내역을 꼼꼼히 검토한 뒤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 실천에 옮기도록 한다. 부부가 각자 쓰는 마이너스 대출은 유사시에 대비해서 한 사람 것만 남긴 뒤 없애자. 흑자 살림을 만들면 權씨네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저축을 할 수 있고 안락한 노후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신예리 기자 shiny@joongang.co.kr

남편(57)과 함께 30년 이상 공무원 생활을 해온 權모(53)씨네는 부부의 연간소득이 8천만원을 넘는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이다. 그러나 몇해 전 시동생의 빚을 보증서줬다가 대신 대출금을 갚아주고 있는 데다 남편이 지방으로 발령나 따로 생활하는 등 갖가지 이유로 매달 적자 살림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생활비 적자가 쌓이며 대출금은 계속 늘어나는데 은퇴시점은 하루하루 다가온다. 3남1녀도 줄줄이 결혼시켜야 하고, 노후 대비도 해야 돼 權씨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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