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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은행:고객마음 스리런 딱 맞췄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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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올 한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금융상품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인기를 모은 금융상품의 비결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바를 나름대로 충족시켜 준 것입니다. 은행권을 필두로 증권·투신, 신용카드, 보험 등 금융권별로 올해의 히트상품과 그 원인을 짚어보는 기사를 이번주부터 5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절차가 간편한 대출, 보험과 결합된 적금, 보너스 금리를 얹어주는 예금….

지난 1년간 은행권에서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상품들은 대개 이런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9개 시중은행에 올해 최고의 히트상품을 꼽아달라고 요청한 결과다. 은행들이 스스로 추천한 대표상품의 면면을 살펴본다.

◇편리한 대출=제일은행의 '제일편한대출'과 기업은행의 '한가족신용대출'은 복잡하고 까다로운 대출절차를 대폭 간소화한 것이 인기의 비결로 작용했다. 제일편한대출은 기존의 마이너스(한도)대출과 유사한 데 매달 자기가 실제로 쓴 금액의 3%만 갚으면 5년까지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연체가 없으면 5년마다 자동으로 만기가 연장되기 때문에 사실상 평생 돈을 빌려쓸 수 있는 셈이다. 금리는 최근 3개월간의 CD(양도성예금증서) 유통수익률을 기준으로 하는 데 10월말 현재 연 9.95%다.

이밖에 대출을 받을 때 내야 하는 취급 수수료 및 중도상환 수수료, 한도 미사용 수수료 등이 없고 대출전용카드를 쓰기 때문에 입출금이 자유롭다는 것도 장점이다. 만 20세 이상 직장인이 소득 및 재직 서류만 갖고 지점에 가면 1천2백만원 한도에서 대출을 해준다.

한가족신용대출은 담보나 신용이 부족한 개인사업자들에게 최고 3천만원까지 배우자 보증만으로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단 기업은행 지점 근처에서 1년 이상 장사를 한 사람들이 대상이다. 은행 직원들이 직접 가게를 찾아가 간단한 체크리스트를 점검하는 것으로 신용조사를 대신하는 등 절차도 간단하다. 금리는 연 11.5%를 기준으로 지점장이 2%포인트 내에서 감면해줄 수 있다.

◇보험이 공짜=국민은행의 '캥거루통장'과 우리은행의 '우리사랑레포츠예·적금', 서울은행의 '패밀리푸른통장'은 예금이나 적금을 들면 보험을 무료로 들어주는 이른바 퓨전상품이다.

캥거루통장은 19세 미만의 자녀 이름으로 다달이 얼마씩 자유롭게 넣을 수 있는 적금. 매달 3만원 이상씩 넣을 경우 교통상해, 소아 3대암, 유괴 및 납치, 전염병, 집단 따돌림 등 각종 상해를 보상해주는 보험에 가입해준다. 2년 만기에 금리는 연 4.5%로 이 은행의 일반 상호부금(4.05%)보다 다소 높다. 자동이체하면 0.2%포인트, 만기를 연장해 4년 이상 거래하면 0.2%포인트의 금리를 더 얹어준다.

패밀리푸른통장도 자녀 명의로 가입하면 성장단계별로 필요한 17가지의 보험에 무료로 가입해주는 적금형 상품이다. 3년 만기로 매달 정해진 금액을 넣으면 연 6%, 자유롭게 얼마씩 넣으면 연 5.8%의 금리를 준다. 또 학교별로 1천5백명 이상의 학생이 단체가입할 경우 0.5%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제공한다. 우리사랑레포츠예·적금은 은행권에서 첫 선을 보인 스포츠·레저생활용 특화상품이다. 5백만원 이상 예금을 들거나 매달 10만원 이상씩 적금을 들 경우 스포츠·레저 활동 중에 입는 각종 상해에 대해 보상하는 보험에 가입해준다. 정기예금의 경우 1년짜리 연 5.1%, 2년짜리는 연 5.4%의 금리를 준다.

◇보너스 금리=신한은행의 '더블프리미엄정기예금', 하나은행의 '하나비과세카드적금', 한미은행의 '자유회전예금'은 저금리 시대에 이자를 한 푼이라도 더 받고싶은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더블프리미엄정기예금은 3개월에서 2년까지 만기를 자유롭게 선택해 2백만원 이상 돈을 맡기면 이자를 현금 또는 상품권으로 주는 상품이다. 상품권을 이자로 줄 경우 10%의 프리미엄을 얹어주기 때문에 이자로 치면 연 0.5%포인트의 금리상승 효과가 있다. 예컨대 9만원의 이자 대신 10만원짜리 상품권을 준다는 것이다. 금리는 1년 만기의 경우 최고 연 5.0%다.

하나비과세카드적금은 올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되는 근로자우대저축의 일종으로 가입기간 중 이 은행의 카드를 저축액의 두 배 이상 쓸 경우 1%포인트의 금리를 얹어준다. 월평균 불입액이 30만원인데 신용카드를 60만원 쓴다면 금리를 더 준다는 얘기다. 저축액과 카드사용액이 같으면 0.5%포인트의 금리만 더 준다. 이 적금에 가입한 사람이 신용대출을 받을 경우 최저금리를 적용해주는 것도 장점. 연간 총급여가 3천만원 이하인 근로자만 가입대상이다.

자유회전예금은 한달에서 3년까지 일정한 주기를 정해 금리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예금이다. 요즘처럼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시기라면 1,2년씩 확정금리로 돈을 묶어두는 것보다 일정한 기간마다 시장금리에 맞춰 금리가 달라지는 회전식 예금을 드는 게 유리하다.

◇필요할 때 일부 인출 가능=외환은행의 '매일매일부자적금'은 적금을 붓다가 갑자기 돈이 필요할 때 세 번까지 찾아쓸 수 있다. 중도해지하느라 이자를 손해 볼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6개월부터 60개월까지 만기를 선택해 매달 5만원 이상씩 넣으면 된다. 금리는 6개월짜리 연 4.9%, 1년짜리는 연 5.1% 수준이다.

신예리 기자

shi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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