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모 주축 '국민참여연대' 정치세력화 공식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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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계남 국참연 의장 등 참석자들이 16일 오후 국민참여연대 창립대회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연합]

노사모 출신 등 친노 세력들이 주축인 '1219 국민참여연대(국참연)'가 16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1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대회를 열었다. 국참연은 이날 스스로 정치세력화할 것임을 공식 선언했다. 현재 2000여명의 회원을 모집한 국참연은 오는 4월 2일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의원은 물론 당원협의회장.중앙위원 등의 당직에 대거 출마한다는 방침이어서 당내 세력 재편의 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전병헌.김현미.김낙순 의원 등 여당의원 25명도 이날 국참연 출범에 동참했다.

◆ 국참연 '당권 접수' 가능할까=국참연 회원들은 대회 시작부터 '정당을 당원에게, 권력을 국민에게'라고 적힌 노란 손수건을 흔들며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홍재형 원내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축사에서 "국민참여는 우리 당의 창당정신이자, 역사 그 자체"라며 "대한민국 정치사에 국민참여 시대를 연 사람들은 여러분"이라고 국참연을 치켜세웠다.

노사모 회장을 지낸 명계남 국참연 의장은 "2002년 참여정부를 탄생시킨 우리는 그 이후 무엇을 했느냐"며 "열린우리당에 미안하고, 동시에 사랑한다"고 말했다. 명 의장은 이날 행사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모든 사람이 당직에 출마하는 등 참여정부 성공에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당 의장 출마설에 대해선 "회원들이 권유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거절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회원 및 소속 국회의원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국민의 힘' 대표를 지낸 이상호 국참연 집행위원장은 참석자들을 향해 "(명 의장을) 출마시키는 데 동의하느냐"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국참연 대변인격인 정청래 의원은 "2만 회원 모집이 목표"라며 "당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의 1만5000명 대의원 중 5000명 이상을 (국참연에서) 배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친노 논객으로 꼽히는 공희준씨는 한 친노 인터넷 사이트에 '유시민 일파가 장을 세웠다고 명계남마저 좌판을 펼칠 요량인가'라는 글에서 "하루라도 빨리 정치에서 손을 떼고 본업으로 돌아가라"며 의장으로 추대된 명씨를 비난했다.

◆ 본격화하는 여당 세력 재편=국참연 발족으로 열린우리당의 기존 계파 구도는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른바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이 당직과 원내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주춤거렸던 '구 당권파'는 국참연 발족을 통해 본격적인 세 확산을 꾀할 수 있게 됐다. 명계남.이상호씨 등 친노 세력의 대표 인사들과 가깝기 때문이다.

반면 또 다른 주요 계파인 재야파는 일단 긴장 속에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구심점인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부에 가 있는 데다, 국가보안법 문제 등을 놓고 계파 내 중진.소장 그룹 간에 이견이 발생하는 등 체제 정비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유시민 의원 등 개혁당 출신이 주축이 된 '참여정치연구회(참정연)'는 인맥 관계상 국참연과 색깔이 다르다. 참정연 공동대표인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개혁세력이 대동단결해야 한다"며 경쟁설을 일축하긴 했다.

그러나 국참연의 정청래 의원은 "국참연과 참정연은 참여정부의 성공을 바란다는 점에서 같지만, 그 방법은 좀 다른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김선하 기자 <odinele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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