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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넓힌 『토지』의 산실 거듭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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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14일 문을 여는 박경리 문학의 집 전경. 전시실과 자료실, 세미나실 등으로 꾸며졌다. [박경리문학공원 제공]

광복절인 15일은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와 인연이 깊다. 『토지』는 1897년 한가위(음력 8월15일)로 시작해 1945년 광복절로 마무리됐다. 박 선생이 원주시 단구동 집에서 소설을 완전히 탈고한 날도 1994년 8월15일 새벽이다. 그래서 박경리문학공원은 이날을 ‘토지의 날’로 정했다.

박경리문학공원은 2006년을 시작으로 해마다 토지의 날 행사를 하고 있다. 올해는 기념행사 이외에 박경리 문학의 집을 개관하는 등 이곳을 명실상부한 『토지』의 산실로 가꾸는 작업을 시작한다.

14일 오후 문을 여는 박경리 문학의 집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다. 선생이 원주에 정착해 살면서 『토지』4부와 5부를 집필한 옛 집에 조성한 박경리문학공원 옆 건물을 사들여 선생의 삶을 조명하고 문학세계를 조명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했다.

1층은 사무실로 사용되며 2·3층은 전시실로 선생이 생전 원주시에 기증한 물건과 원주시가 수집한 토지 육필 원고 등을 전시한다. 특히 고인이 사용한 재봉틀과 국어사전, 직접 만든 목각 두상 등 15종 19점의 유품은 물론 박경리문학공원이 보관하고 있는 논문 등 7501점의 자료가 망라돼 선생의 생활상과 문학적 향기를 느낄 수 있다. 4층은 영상물과 소설 『토지』의 방대한 판본 및 관련 도서와 학위논문 등을 갖춘 자료실, 5층은 다목적실로 세미나와 강연회 등의 문화행사장으로 활용된다.

문학의 집 개관으로 기존 박경리문학공원 관리동은 북 카페로 전환된다. 1층은 책을 대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2층 벽면은 최희용씨가 원주시에 기증한 일제 강점기 교과서와 자료 등 3000여 점을 전시한다. 2층은 평소 책을 읽는 곳으로 쓰고 시 낭송회와 출판기념회 등을 열 수 있는 문화 사랑방으로도 활용된다. 박경리문학공원은 또 박 선생의 옛집은 유가족과 협의, 작가가 생활했던 모습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한편 토지의 날 행사가 14일 오후 5시부터 박경리문학공원에서 열린다. 한소리예술단의 우리가락, 대한주부클럽 무용단의 우리 춤 공연 등 식전행사에 이어 ‘소설 토지 속 등장 인물에게 편지쓰기 공모’ 시상식이 이어진다. ‘월선옥에서 만나는 옥수수와 감자’ 등 다양한 체험마당, 토지 속 역사 사진전 등의 전시도 마련됐다. 오후 8시 박 선생의 옛집 뜰에서 ‘서사음악극 토지 갈라 콘서트’가 공연되고, 옛집 2층 사랑방에서는15일 오전 6시까지 ‘소설 토지 속으로 1박 2일’이 진행된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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