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중부권 신당 무슨 소리냐" 이인제 "JP쪽에서 흘린 얘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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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의원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총재 진영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중부권 신당론'이 정치권에 파장을 던지고 있다. '李의원과 金총재가 지난 3일 모처에서 극비 회동, 신당 창당에 합의했다'는 본지 보도에 5일 양 진영의 반응은 미묘하게 엇갈렸다.

우선 자민련은 강력하게 부인했다. 유운영(柳云永)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두 분이 지난 3일 만난 적이 없으며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金총재도 柳대변인을 불러 "당장 정정기사를 요구하라. 시정되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학원(金學元)의원은 "당직자회의에서 신당 문제가 공식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다"며 "아직 민주당 후보단일화협의회가 어떻게 정리될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민련이 이처럼 강하게 부인하고 나선 데는 신당 논의가 공개된 데 부담을 느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친(親)한나라당 성향을 보이고 있는 충청권 의원들의 이탈이 촉발될 수 있어서다. "당을 지켜 2004년 총선에서 재기하겠다"고 공언해온 JP로서는 신당 논의 공론화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반면 李의원은 이날 아침 한 측근과의 전화 통화에서 신당합의 보도에 대해 "자민련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 모양이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李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중부권 신당은 李의원과 JP가 모두 생존할 수 있는 윈윈전략"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타나듯 중부권 신당에 적극적인 쪽은 李의원 측이다. 李의원으로선 경선 때의 갈등 때문에 노무현 후보를 지지할 수도, 1997년 후보경선 후 탈당한 한나라당으로 가기도 어렵다. 처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李의원으로서는 가만 있으면 고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JP도 운신이 어려운 국면이다. 따라서 두 사람이 어떤 형식으로든 협조를 모색하리라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이정민 기자

jm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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