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수퍼 독감' 경계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과거 1천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과 같은 '킬러 수퍼 독감'이 올 겨울 유럽을 덮칠지 모른다고 과학자들이 경고했다.

영국의 BBC 방송은 3일 "유전적 변이를 통해 수만명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치명적 독감 바이러스가 출현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면서 "과학자들이 유럽 각국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수퍼 독감 경보에 따라 유럽의 바이러스 학자들은 이번 주 몰타에서 수퍼 독감의 발병을 예측하고, 치료방법을 개발하기 위한 긴급 전략회의를 열기로 했다.

방송은 "수퍼 독감에 의한 사망률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출혈열에 버금갈 정도로 높다"면서 "이는 수퍼 독감 바이러스가 사람의 면역체계가 저항할 수 없는 치명적 특성을 가진 변종으로 언제든지 돌연변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유럽에서는 1918년 스페인 독감으로 1천여만명이 목숨을 잃은 데 이어 57년, 68년에도 대규모 독감이 유행한 바 있다. 과학자들은 치명적 바이러스가 한번 출현한 뒤 새로운 변종이 나타나기까지는 대체로 30년이 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은 "학자들은 치료법 개발을 위해 스페인 독감과 97년 홍콩 독감 바이러스의 유전적 구조를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