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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배 200포스트시즌>LG "삼성 나와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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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면

'갈기머리' 이상훈(LG) 이 두팔을 번쩍 치켜들었다. LG의 승리를 알리는 힘찬 몸짓이었다. 3루쪽 더그아웃의 LG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도 서로 얼싸안으며 등을 두드렸다.

LG가 감격의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LG는 1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기아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8-2로 승리, 3승2패로 시리즈를 마감하고 1998년 이후 4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LG는 3일 오후 2시 정규리그 1위팀 삼성과 대구에서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벌인다.

외줄타기 승부의 마지막 5차전. 승부를 결정지은 LG 타선의 '쌍웅(雙雄)'은 우투좌타 박용택과 스위치히터 이종열이었다. 나란히 왼쪽타석에 들어선 이들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단 한명의 왼손투수도 기용하지 못한 기아의 약점을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박용택은 1회초 기선을 제압하는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렸고 2-2로 맞선 6회초에는 한국시리즈행을 앞당기는 결승 솔로포를 때려냈다. 그리고 4-2로 점수차를 벌린 7회초 2사 2·3루에서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박용택은 5차전의 5타수 3안타 4타점의 활약으로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기아로서는 2-3으로 뒤진 7회초 1사2루에서 고졸 신인 김진우를 투입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선발 키퍼가 나름대로 호투했으나 5회초 가운데 손가락 살점이 벗겨진 상태여서 뒤를 받쳐줄 이렇다할 구원투수가 없었다.

1, 2차전에서 모두 구원에 실패했던 김진우는 첫 타자 권용관을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유지현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이병규·박용택에게 연속 적시타를 내주며 속절없이 무너졌다.

지난해 6위에 그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던 LG는 정규시즌 4위로서는 90년 삼성, 96년 현대에 이어 세번째로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광주=이태일·김종문 기자

pinetar@joongang.co.kr

◇플레이오프 5차전

▶광주

L G 100 011 320│8

기 아 101 000 000│2

최원호, 이동현(1), 이승호(6), 장문석(6), 유택현(7), 이상훈(7):키퍼, 김진우(7), 강철민(9)

(승) 이동현 (세) 이상훈 (패) 키퍼 (홈) 박용택(1회1점, 6회1점·이상 LG), 장성호(3회1점·기아)

이동현 잘 던져 승기 잡아

▶LG 김성근 감독=선수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큰 경기에서 움츠러들지 않고 마음껏 기량을 펼쳐줬다. 6회초 박용택의 타구가 파울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람 덕분에 홈런이 되면서 승운이 따른다고 느꼈다. 1회 선발 최원호가 무너졌지만 이동현이 오래 버텨준 것이 승기를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는 최원호와 김민기가 활약을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생애 첫 한국시리즈이지만 특별한 감정은 아직 없다. 마음을 비웠다.

김진우 투입 후회안해

▶기아 김성한 감독=팬들에게 미안하다.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동안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더 강한 팀으로 내년에 다시 도전하겠다. 김진우를 구원으로 투입한 것은 최선의 선택이었다. 진우를 배제하고는 경기를 할 수 없었다. 앞으로 기아의 기둥이 될 선수이기 때문에 (안타를)맞았다고 실망하거나 좌절해서는 안된다. 더 강한 선수로 거듭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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