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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성향, 권력감시 표방…제3 변호사 단체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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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도 성향을 표방하는 새로운 변호사 단체가 생긴다.

지난해 신행정수도특별법의 위헌 결정을 이끌어낸 이석연(51)변호사는 14일 "권력에 대한 감시와 소외계층을 위한 공익활동을 위해 30~40대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25일 대한변호사협회 회관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창립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현재 변호사 단체로는 변호사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대한변협 이외에 진보 성향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보수 성향의 원로 변호사들이 주축이 된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헌변) 등 2개의 임의단체가 있다.

민변은 노무현 정부에서 고영구 국정원장과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 핵심 인사를 잇따라 배출해 파워 엘리트 집단으로 떠올랐다. 국가보안법 폐지 의견을 내는 등 진보적 색채가 짙다. 헌변은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홍준표 의원 등이 소속된 단체로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은 이념적으로 양극으로 나눠진 기존의 변호사 사회에서 균형추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제3의 세력으로서 정치적으로 중도를 표방하면서 합리적 대안 제시에 주력할 방침이다. '침묵하는 다수'를 대변하는 단체의 필요성에 대해 참가자들이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치색을 배제하고 권력에 대한 비판기능과 공익활동이 이들의 목표다. 정당의 당원은 가입을 제한할 방침이다. 가입대상은 30~40대의 청.장년층이며 40여명의 변호사가 발기인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연 변호사를 비롯해 수원지법 판사 출신의 방희선 변호사, 서울고법 판사 출신인 강훈 변호사 등이 주축이다. 지난해 2월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연수원 33기가 막내 격으로 참여한다. 간사를 맡은 이두아(여.34)변호사는 "이전 세대에 비해 권위주의가 없고,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30대들이 대거 참여한다"고 말했다.

임시대표를 맡은 이석연 변호사는 "변협이나 민변 등 기존의 변호사 단체가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을 소홀히 해 국민의 신망을 잃었다"면서 "법치주의 실현을 위한 공익적 활동을 펼칠 새로운 변호사 단체의 출범은 시대적 요청"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변협은 일부 간부의 개인적인 의사표출로 다수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있고, 민변은 최근 들어 권력에 매몰돼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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