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분단으로 소실 위기에 처해있는 것은 서도소리뿐만 아니다. 황해·평안 지방에서 전승돼 오던 민속놀이도 마찬가지다. 평양다리굿·항두계놀이 등이 대표적인 예다.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품돼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평안·황해도의 민속예술은 봉산탈춤·강령탈춤, 평산소놀음굿뿐이다.
서도명창 유지숙(중요무형문화재 제 29호 서도민요 전수조교)씨가 한국서도연희극보존회를 창립하고 첫 공연으로 서도소리극 '항두계 놀이'(11월 7일 오후 7시 국립국악원 예악당)를 선보인다. 민요를 바탕으로 한 소리극은 창극보다 대중적이면서도 악극·마당극에 비해 품위를 지키고 있는 게 특징이다. 항두란 '계'또는 두레를 가리키는 평안도 사투리다. 가뭄이나 홍수 또는 불의의 사고로 인해 농사일이 밀렸을 때 조직된 특수 농군계다. 이번 무대에 오르는'항두계 놀이'는 이들이 부르는 노동요를 엮어 소리극으로 만든 것이다.
서도소리 중 가장 유명한 '긴 아리'를 비롯, 느리개타령·호미타령·씨름타령·방아타령·난봉가 등으로 서도지역의 봄·여름·가을 등 계절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는 토속정서를 재현해낸다. 김광숙(서도민요 보유자)명창을 비롯,이춘목·유지숙·박준영·오한수·김경배·문현 등 40여명이 출연하며 극단 민예의 조영선씨가 연출을 맡는다.
경기 강화 태생인 유씨는 92년 전국국악경연대회 성악부 금상, 94년 한국국악협회 민요경창대회 서도소리 최우수상, 95년 서울국악대경연 민요부 금상을 수상했다. 02-574-0674.
이장직 음악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