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기무사에 兵風자료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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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9일 국회 예결위에서 한나라당은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이 병풍(兵風)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 심규철(沈揆喆)의원은 "朴실장이 지난 8월 24일 기무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김도술의 자술서와 이정연(李正淵)씨 등에 대한 내사자료가 있다고 김대업(金大業)이 주장하는데 당시 기무사에서 수집한 자료가 있을 것 아니냐. 없다고만 하지 말고 철저히 찾아본 후 알려달라'고 강하게 질책했다"고 주장했다. 沈의원은 "기무사령관이 '자료가 없는데 자꾸만 찾아보라고 해서 죽을 지경'이라고 주변에 하소연해 알려진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沈의원은 또 "청와대의 모 비서관은 김대업씨측 C변호사와 전화 또는 직접 접촉을 통해 金씨 측의 수사 대처방향을 파악한 뒤 朴실장에게 보고하고, 朴실장은 자신의 의견을 그 비서관을 통해 C변호사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沈의원은 "朴실장이 그 비서관에게 'C변호사가 요청하는 민원사항이나 부탁은 적극 도와주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병풍 공작에는 민주당과 일부 검찰 외에 배후에서 편의를 제공하고 압력을 행사한 朴실장이 있었다"며 김정길(金正吉) 법무부 장관에게 "朴실장의 전화통화 내역 등을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沈의원은 발언 직후 기자와 만나 "며칠 전 청와대 현직 비서관으로부터 제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朴실장 측의 김기만(金基萬) 청와대 부대변인은 "朴실장은 병풍에 일절 개입한 바 없다"며 "沈의원의 주장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말했다. 제보자에 대해선 "청와대의 어느 비서관인지 떳떳이 밝히라"고 맞받아쳤다. 기무사 측은 "사령관이 병풍과 관련해 朴실장과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고, C변호사도 "沈의원은 허위주장을 중단하라"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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