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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사이버 외환거래 시장 연 탈북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외환 딜러가 아니라도 인터넷으로 달러를 사고 팔수 있는 시장입니다. 개인과 기업이 외환을 직접 거래하는 진정한 외환시장이란 얘깁니다."

국내 첫 사이버 외환거래 시장인 에스엔뱅크(www.forex.co.kr)를 만든 최세웅(崔世雄·41)사장.

그는 요즘 노트북을 들고 다니며 인터넷 외환거래시스템(IBS)사업의 확장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달 16일 서울은행과 업무협약을 하고 개장한 이 사이버 외환시장의 하루 거래액은 1백만달러를 돌파했다.

해외출장 등에서 남은 몇백달러도 저렴한 수수료(1천달러 당 9백원)를 내고 유리한 환율로 팔 수 있고, 소액의 달러를 살 수 있는 게 이 시장의 특징이다.

崔씨는 오는 31일 마진 현물환 거래를 추가로 시작한다. 이는 고객이 거래담보금을 은행 지정 계좌에 사전 입금시켜 놓고 담보금의 몇배까지 외환을 사고 팔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예치액의 20배까지 달러를 사고 팔 수 있는 신용권한을 부여해 거래를 더 활성화하자는 게 취지다.

崔씨는 "우리 시스템에서는 24시간 거래할 수 있어 외환시장이 문을 닫고 있는 동안 뉴욕 등 해외시장의 환율이 출렁거려 당해야 했던 위험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5년 12월 영국에서 북한 측 외환중계회사를 운영하다 부인과 아들·딸을 데리고 귀순한 그는 이후 금융결제원과 나라종금의 외환팀장을 거쳤다. 웬만한 전문가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자본주의 금융시장을 꿰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의 부인 신영희씨는 만수대예술단 무용배우 출신으로 국내 TV드라마와 공연무대에 등장한 바 있다. 그의 부친은 북한 노동당의 돈줄을 거머쥐는 당 재정경리부장을 지낸 최희벽씨다.

崔전부장은 경제시찰단으로 남한을 방문 중인 장성택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서 당직 임명장을 받았다.

崔씨는 "선진 금융시스템을 온라인 상에 만들어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진출에 대응하는 인프라를 꾸준히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y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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