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 기자
핀란드 아내 업고 달리기 대회
산적들이 부녀자 ‘보쌈’하는 풍습서 유래했죠
매년 7월 초 핀란드 중부 손카르야비 지역에서 열린다. 우리나라의 ‘보쌈’처럼 19세기 핀란드에서 산적들이 부녀자를 도둑질해 가는 풍습을 본떠 만들었다. 1992년 첫 대회가 열렸다. 아내를 업고 연못·허들 등 각종 장애물로 구성된 253.5m의 트랙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통과한 남편이 우승한다. 대회 명칭은 ‘아내 업고 달리기’지만 반드시 부부일 필요는 없다. 여성은 17세 이상에 몸무게 49㎏이 넘어야 참가할 수 있다. 몸무게가 49㎏ 미만이라도 모자라는 무게만큼의 짐을 몸에 지니면 출전이 가능하다. 업힌 여성은 반드시 보호용 헬멧을 써야 한다.
지난달 3일 열린 15회 아내 업고 달리기 대회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참가해 우승한 핀란드 변호사 타이스토 미에티넨(오른쪽)의 경주 모습. [손카르야비 AFP=연합뉴스]
오스트리아 ‘레드불 플루크타크’ 대회
직접 만든 독특한 비행체로 하늘 날아요
지난 6월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레드불 플루크타크 대회에서 한참가자가 자동차 모양의 기구로 비행에 도전하고 있다. [중앙포토]
참가자는 9.1m 높이의 다이빙대에서 자신이 만든 비행체를 가지고 바다나 호수 위로 뛰어올라 비행을 시도한다. 비행체는 날개 길이 9.14m, 중량 204㎏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반드시 사람의 힘으로만 움직여야 한다. 순위는 비행 거리와 착지, 비행체가 얼마나 창의적으로 제작됐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정한다. 지금까지 가장 긴 비행 기록은 2000년 오스트리아 대회에서 수립된 59.4m다.
미국 핫도그 빨리 먹기 대회
10분 이내에 먹어야 … 세계 기록은 68개
올해 핫도그 먹기 대회에서 54개의 기록으로 1위를 한 조이 체스트넛(가운데)의 경기 모습. [중앙포토]
대회는 네이선스 페이머스의 창업자인 폴란드 출신의 이민자 네이선 핸드워커가 1916년 자신과 같은 이민자를 차별하지 않은 미국에 감사하는 취지로 개최했다고 한다. 초대 챔피언은 제임스 멀런이란 아일랜드계 이민자다. 그는 13개를 먹어 우승을 차지했다.
최고기록은 2009년 우승한 미국인 조이 체스트넛(26)이 세운 68개. 체스트넛은 올해 대회에서도 54개로 우승하며 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2001~2006년까지 6연속 우승한 일본인 고바야시 다케루(32)는 올해 주최측으로부터 참가자격을 얻지못해 경기장에 불법으로 난입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한편 한국 출신인 소냐 토마스(한국명 이선경ㆍ41)도 36개를 먹어 여성 출전자 중 1위(전체 4위)를 차지했다.
미국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계단 오르기 대회
계단 1576개 ‘등반’ 최고 기록은 9분 33초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계단 오르기 대회 여자부 최단 기록 보유자 안드레아 마이어의 2005년 대회 참가모습. [중앙포토]
대회를 주관하는 비영리 육상단체 뉴욕로드러너스클럽(NYRRC)의 심사를 거친 사람은 30달러(약 3만6000원)를 내고 출전할 수 있다. 특이하게도 우승 상금은 없다. 그럼에도 매년 수백 명의 사람이 참가한다. 참가자의 연령도 10대부터 70대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고기록은 호주의 폴 크레이크(34)가 2003년 세운 9분33초. 여자는 2006년 오스트리아 출신 안드레아 마이어(31)가 작성한 11분23초다. 올 2월 2일 열린 대회에선 독일의 토마스 돌드(25)가 10분16초의 기록으로 대회 5연패를 달성했다.
영국 터프가이 선발 경주
참가자는 죽더라도 소송 안 한다는 서명해야
지난 1월 31일 열린 23회 터프가이 선발 경주에서 한 참가자가 화염으로 가득 찬 코스를 지나고 있다. [중앙포토]
참가자들은 다치거나 죽더라도 이의나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서명을 해야 한다. 출전비는 1인당 200파운드(약 36만원)다. 수익금은 아프간 참전 군인이나 대회 도중 부상한 사람들을 위해 쓰인다. 참가자는 주로 20~30대 남성이지만 1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하며 열 명 중 한 명은 여성이다. 올 1월 31일 열린 23회 대회엔 전 세계 32개국에서 5400여 명이 참가했다. 매년 전체 참가자 중 3분의 1가량이 중도 탈락한다. 올해 대회에서도 5400여 명의 참가자 중 3550명만 완주했고, 수백 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2000년과 2007년 대회에선 참가자 한 명이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