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 퍼레이드서 韓人 이민 1백주년 홍보 행사 준비차 방한한 정용봉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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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내년은 한국인의 미국 이민 역사가 시작된 지 1백년이 되는 해입니다. 사탕수수밭 노동자로 하와이에 첫발을 내디딘 당시에 비한다면 교민사회는 엄청나게 성장했죠. 하지만 미국의 주류사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한인들의 위상이 좀 더 높아져야 합니다."

'이민 1백주년 기념 로즈 퍼레이드(rose parade) 한인축제위원회'의 정용봉(鄭龍鳳·75)총대회장은 한인들이 현지 사회와 좀 더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즈 퍼레이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패서디나시에서 매년 1월 1일 열리는 꽃차 가두행렬. 미국 전역과 세계 78개국에 생중계되는 대규모 행사다. 각국의 이민자들이 조국을 상징하는 꽃차를 만들어 퍼레이드를 벌이는 이 행사에는 대기업들이 자사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참가하기도 한다.

5억명 이상이 TV를 통해 꽃차 54대가 경쟁하는 이번 행사를 지켜볼 예정이다. 한인위원회측은 한국을 상징하는 국보 1호인 남대문과 첫 이민선이었던 개릭호를 장미꽃으로 만들어 선보일 계획이다. 미주 중앙일보가 꽃차에 탑승할 미인(센테니얼 퀸)을 선발한다.

"로즈 퍼레이드는 이민 1백주년을 기념하는 첫 행사로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교민들이 이를 위해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40만달러(약 5억원)나 모은 만큼 최선을 다해 1등에 도전하겠습니다."

鄭회장은 이민 1백주년을 맞아 각종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1930∼40년대 미주 한인들의 구심체였던 '대한인 국민회' 본부를 복원하고 기념 음악예술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미주 한인 이민 1백년사』 발간 사업과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사이버 족보 제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鄭회장은 53년 미국에 건너가 경제학을 공부한 뒤 가발공장·전화회사 등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동포은행인 나라은행의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모교인 사우스일리노이대에 1백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장학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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