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와 연대해도 충청표 안 모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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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얼굴)후보는 24일 대전을 방문, 충청권을 공략했다. 지역방송 토론회에서 盧후보는 김종필(金鍾泌·JP)자민련 총재, 이인제(李仁濟)의원과의 연대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일단 JP는 불가였다.

◇"충청이 JP 덕 봤나"=JP와의 연대에 대해 盧후보는 "옛날엔 그렇게 많이 했다. 하지만 (연대가)잘 안 될 것 같고, 그렇게 해도 충청표가 안 모일 것"이라고 잘랐다. 그는 "부산 가면 'YS가 뭐 해줬냐'고 하고, 호남 가보면 '역차별 받았다'고 한다. 충청도도 김종필 총재 덕본 게 있느냐"고 반문했다.

李의원에 대해선 "손잡고 싶지만 그분은 지금 제 자리(후보)를 내드리면 받을지 모르나 그 밖엔 만족이 안 되는가 보다"고 했다. 盧후보는 "당 대표 얘기도 나왔지만 내가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盧후보는 "李의원과 강을 건넌 것이냐"는 물음에 "예"라고 했다가 "꼭 그런 말은 아니고, 사회 분위기나 국민 요청이 생겨야 한다"고 수정했다.

둘과의 연대 대신 盧후보는 "정책으로 손을 잡아보자. 제가 행정수도를 충청권에 짓는다는 거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는 서민의 대변자"라고 했다.

◇"전쟁하자는 사람들 있다"=盧후보는 북핵과 관련, "대통령과 차별화하려 하거나 냉전사고로 대북 지원을 끊고, 금강산 관광을 중단하자는 사람들은 전쟁하자는 사람들"이라며 이회창·정몽준 후보를 겨냥했다.

대북 4천억원 지원설에 대해선 "북한에 준 것은 아닌 것 같다. 대출이 정당하냐, 그 돈 어디에 썼느냐가 중요하다"며 비밀 지원 의혹보다 정부와 현대의 유착 의혹에 무게를 실었다.

청와대의 정몽준 의원 지원설에 대해선 "대통령은 국정 마무리에 전념한다고 본다. 당내에서 대통령 모시고 행세깨나 했던 분들이 저를 흔들었다"며 정균환(鄭均桓)총무와 중도개혁포럼으로 표적을 좁혔다.

그는 "검증이란 무서운 것인데 鄭의원은 검증되지 않았다. 이 분은 말씀하실수록 저랑 다르다. 주5일 근무제, 고교평준화, 언론사 세무조사, 최근엔 대북 정책이 결정적으로 다르다"고 단일화 논의에 쐐기를 박았다. 그러면서 盧후보는 "소신이 확고한 분들은 가야 옳고, 선거 전망 때문에 흔들린 분들, 조금 중심이 부족한 분들은 가급적 같이하겠다"고 했다.

강민석 기자

ms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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