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대결 "형 미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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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을 테면 막아봐 13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벌어진 미국프로농구 LA 클리퍼스-시애틀 수퍼소닉스 경기에서 수퍼소닉스의 레이 앨런(右)이 클리퍼스의 엘턴 브랜드의 수비를 뚫고 레이업슛을 하고 있다. 클리퍼스가 103-92로 이겼다.[로스앤젤레스 AP=연합]

KTF가 13일 부산 금정체육관에서 벌어진 애니콜 프로농구 SK 나이츠와의 경기에서 78-65로 가볍게 승리를 낚았다. 선수들보다 구단직원들이 더 기뻐하는 듯했다. 통신업계 라이벌인 SK를 크게 누른 쾌감이 커보였다. 올 시즌 SK전에서 3승1패다. 종합 20승12패로 선두 TG에 이어 두번째로 20승 고지를 밟았다.

똑같이 생긴 두 선수가 그림자처럼 붙어다니며 경기했다. 한 명은 웃고 한 명은 표정이 좋지 못했다. SK 나이츠의 조상현과 그의 쌍둥이 동생인 KTF 조동현이다.

조상현은 3점슛을 5개 던져 하나도 넣지 못했고, 2점슛도 10개 중 3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야투율 48.6%, 3점슛률 40.8%로 올 시즌 프로농구 최고의 슈터로 뜬 조상현답지 못했다. 조동현이 졸졸 쫓아다니며 밀착수비를 했기 때문이다.

형 조상현을 수비하는데 소위 '달인'이 된 조동현이다. 배 속에서부터 함께 지냈고,운동도 함께 시작했으며, 같은 학교(대전 중.고, 연세대)에 다녔다. 조상현은 시즌 평균 18득점을 기록하고 있으나 조동현이 전담 수비하는 KTF전에서는 유독 평균 득점이 13점으로 떨어진다. 조동현은 "중.고교 때 둘이서 일대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서로 기술은 뻔하다. 눈빛만 봐도 언제 슛을 던질지 알 정도"라고 말했다.

KTF는 조동현의 철벽 수비에 현주엽(11득점.9어시스트), 케이브 미나케(20득점), 애런 맥기(18득점) 삼각편대가 맹활약했다. 2쿼터 이후 꾸준히 10점차를 유지했고 4쿼터 1분쯤 미나케의 덩크슛으로 점수차를 63-51로 벌리면서 SK의 추격 의지를 깨버렸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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