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츠-에인절스 투타·감독'黑白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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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드림 시리즈, 골든스테이트(캘리포니아주의 애칭)시리즈, 오렌지 시리즈, 프리웨이 시리즈….

애너하임 에인절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맞붙는 '가을의 고전' 월드시리즈가 20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에인절스의 홈구장 에디슨필드에서 막을 연다.

이번 월드시리즈는 역대 네번째로 캘리포니아주에 연고를 둔 팀끼리 맞붙어 여러가지 별명이 붙어 있다.

두 팀은 동향 팀이지만 '색깔'은 완전히 다르다. 남쪽의 애너하임이 할리우드로 상징되는 자유와 화려함의 총천연색이라면, 북쪽의 샌프란시스코는 안개와 삼나무로 상징되는 차분한 회색 또는 검은색이다. 팀의 상징색도 에인절스는 빨간색, 자이언츠는 검은색이다.

◇사령탑 흑백 대결

에인절스의 패기만만한 마이크 소샤 감독은 백인, 자이언츠의 노련한 리더 더스티 베이커는 흑인이다. 소샤는 포수 출신답게 게임의 흐름을 읽는 감각이 뛰어나고 베이커는 강타자 출신으로 선수들간 융화를 이끄는 데 일가견이 있다.

나란히 1970년대 후반 LA 다저스의 토미 라소다 감독 밑에서 뛰었지만 다저스의 라이벌 팀에서 지휘봉을 잡은 묘한 인연을 지녔다.

베이커는 10년째 자이언츠 사령탑을 맡고 있다. 소샤는 에인절스 부임 3년 만에 월드시리즈 티켓을 따냈다.

◇주요 선수들도 흑백 대결

자이언츠의 간판 배리 본즈를 비롯해 톱타자 케니 로프튼, 승부의 열쇠를 쥔 우익수 레지 샌더스와 대타 션 던스턴 등은 모두 흑인이다.

반면 에인절스는 키 스톤 콤비 애덤 케네디-데이비드 엑스타인을 비롯해, 중견수 대런 어스테드, 간판타자 트로이 글러스와 팀 새먼 등이 모두 백인이다.

플레이 스타일도 자이언츠는 호쾌한 한방으로 결정을 내는 쪽이나 에인절스는 짜임새와 히트 앤드 런, 연속 안타와 집중력 등으로 승부를 거는 쪽이다.

◇반집 승부?

반상에서 흰돌과 검은돌이 맞붙는 그런 흑백 대결에 비유할 경우 '반집 승부'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투·타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 일방적인 승부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 누가 이기더라도 7차전까지 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태일 기자

pinet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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