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 "소비 불씨 살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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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개점 2년째인 패션몰 명동 밀리오레는 17일 첫 바겐세일에 들어간다.

밀리오레 관계자는 "저가품을 많이 팔기 때문에 그동안 바겐세일 행사를 한번도 한 적이 없었다"며 "이번에는 최대 30% 할인판매를 하고 경품으로 승용차까지 내걸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데다 백화점이 바겐세일을 하자 매출이 심할 때는 평상시의 30%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며 "바겐세일·경품행사·이벤트를 한꺼번에 진행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랜드백화점 일산점은 18일 시작되는 개점 6주년 행사를 지난해의 5주년 행사보다 크게 열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일부 품목을 구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사은품을 줬으나 올해는 모든 구매고객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각종 할인행사도 늘렸다.

그랜드백화점 관계자는 "정기 바겐세일을 했지만 매출이 기대에 못미쳤다"며 "세일을 한번 더 한다는 생각으로 개점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마다 소비의 불씨를 살리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백화점 매출이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자 각종 판촉전을 열면서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세일이 끝난 백화점에서도 각종 기념행사들이 이어지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은 17일부터 '한화 창립 50주년 사은행사'를 열고 경품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지난 15일 '1백% 당첨 경품축제'를 시작했으며, 신세계 강남점은 18일부터 개점 2주년 행사를 연다.

할인점들도 가세해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16일부터 '에누리 대전'을 열어 1백가지 상품을 할인가격에 판매하고 있으며, 신세계 이마트는 17일부터 상품권 증정행사와 특가판매전을 연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매출 부진이 계속될 경우 주요 백화점의 창립기념일이 몰려 있는 11월에는 업체들마다 이를 명목으로 한 사은행사 등을 경쟁적으로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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