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참여로 TV보는 재미 두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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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지난 7일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인터넷 접속 폭주로 방송사 서버가 세 번이나 다운됐을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생방송이라서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TV를 타고 그대로 전해진다.

이렇게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쌍방향 프로그램'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쌍방향 전문 채널도 곧 탄생한다.

물론 아직까지 그 무대는 주로 케이블이다. 지상파 방송에선 SBS가 지난 5월 휴대전화를 이용해 퀴즈에 참여하는 '황금열쇠'란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게 첫 시도다.

◇케이블은 '쌍방향' 홍수='CU@Battle.net'과 유사한 포맷의 쌍방향 프로그램은 케이블에서만 20여개에 달한다.

'온게임넷'은 시청자가 전화 버튼을 이용해 14종의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생방송 게임콜'을 방송하고 있다.

또 음악 채널인 m.net은 인터넷으로 사연을 띄운 시청자들에게 야식을 배달하는 '비키의 막강 생방'과 여중·고생 5명이 길거리에서 꽃미남을 찾는 '핫라인 스쿨' 등의 프로그램을 최근 신설했다. 경제 전문 채널인 MBN의 '고수들의 투자여행'에선 유명 사이버 애널리스트들이 채팅을 통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주고 있다.

시청자들의 의견은 편성에도 직접적 영향을 준다.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인 '투니버스', 영화 채널인 OCN과 OCN ACTION은 한달간의 홈페이지 투표에서 1위로 선정된 작품을 다음달 방영하는데, 각기 평균 5만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참여한다.

예를 들어 현재 투니버스에선 2만8천5백여 표를 얻은 '말괄량이 전사'가 방영되고 있다.

◇최초의 쌍방향 전문 채널 신설=다음달 11일 개국하는 '퀴즈 네트워크'는 시청자들이 실시간 방송에 참여하는 '쌍방향 전문 채널'이다. 전화·인터넷·모바일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퀴즈를 풀 수 있다.

방송 사상 처음으로 마일리지 서비스도 도입한다.

즉 시청자가 방송에 참여해 문제를 풀면 마일리지를 획득하게 되고, 획득한 마일리지로 인터넷에서 각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쌍방향을 핵심으로 하는 이 채널의 등장은 뉴미디어 시대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다.

이 채널의 신은호 대표는 "지금까지 TV는 단순히 보는 즐거움만을 제공했지만, 이제는 참여하는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디지털의 핵심이 '쌍방향'에 있는 만큼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jizhe@joongang.co.kr

"시청자 여러분, 패스워드는 1234입니다. 빨리 '01'방으로 들어오세요. 자, 서둘러요!" 지난 11일 밤 9시. 게임 전문 채널 '온게임넷'의 'CU@Battle.net'에서 진행자의 목소리가 다급해진다. TV를 보고 있던 시청자들이 일제히 인터넷을 통해 접속을 시도한다. 가장 먼저 지정한 방에 들어 오면 프로게이머와 일합(一合)을 겨룰 수 있는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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