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첫 중간 배당 … 론스타, 투자원금 97% 회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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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 투자원금의 대부분을 회수했다.

외환은행은 4일 이사회를 열고 올 2분기 당기순이익(2109억원) 중 30%인 645억원을 분기배당하기로 결의했다. 주당 배당금은 100원이다.

외환은행 지분 51.02%를 가진 론스타는 이번 분기배당으로 329억원을 받게 된다. 론스타가 2006~2009년 결산배당으로 받은 8560억원을 더하면 총 8889억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이다. 2007년 외환은행 지분 13.6%를 매각한 금액 1조1928억원을 포함하면 회수금액은 2조817억원에 달한다. 이로써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 투자한 원금 2조1548억원의 96.6%를 회수하게 됐다.

외환은행이 결산배당이 아닌 분기배당을 결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외환은행은 2008년 3월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바꿔 분기배당을 할 수 있게 길을 터놨다. 이 은행 관계자는 “대외환경에 영향받는 연간 배당보다는 각 분기에 배당을 나눠 함으로써 배당지급 빈도를 높인 것”이라며 “연간 순이익의 40~50%를 배당으로 지급한다는 계획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론스타가 은행 성장보다는 투자금 회수에 집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 심규선 애널리스트는 “외환은행 매각 작업이 지연되자, 론스타가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하기 위해 중간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외환은행은 2분기에 210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전 분기보다 33.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대손충당금이 늘어나 순익이 줄었다. 2분기 순이자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9% 늘었지만,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1분기 2.83%에서 2분기 2.60%로 떨어졌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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