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법의 보면 수행정도 '한눈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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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조계종 소속 스님의 경우 내년부터 외관만으로도 교육과 수행의 깊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조계종 법계위원회(위원장 보성스님)는 최근 수행과 교육의 정도에 따라 가슴에 색깔이 다른 휘장을 새롭게 달고,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밑으로 두르는 가사의 조수(조각 수)를 달리하기로 결정했다.

이 안에 따르면 지혜의 눈(慧眼)을 상징하는 휘장(사진)의 색깔과 가사의 조수는 다음과 같이 나눠진다.

▶견덕(4급 승가고시 합격하여 비구계를 받은 스님)=가사색(짙은 갈색)과 동일한 휘장에 7조 가사 ▶중덕(승납 10년 이상으로 3급 승가고시에 합격한 스님)=녹색 휘장, 9조 가사 ▶대덕(승납 20년 이상으로 2급 승가고시에 합격한 스님)=적색 휘장, 15조 가사 ▶종덕(승납 25년 이상으로 1급 승가고시에 합격한 스님)=미확정, 19조 가사 ▶종사(승납 30년 이상으로 특별전형에 합격한 스님)=청색 휘장, 21조 가사 ▶대종사(승납 40년 이상으로 특별전형에 합격한 스님)=황금색 휘장, 25조 가사.

조수는 쉽게 말해 누더기의 수로 보면 된다. 비구계를 받기 전인 사미승들은 지금처럼 여전히 목부분에 짙은 갈색 띠를 두른다.

이같은 법계는 지금까지 수행의 이력을 말해주던 법랍과는 큰 차이가 있다. 비구계를 받는 날 시작되는 법랍이 아무리 높아도 종단이 정한 교육과 수행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앞으로는 계속 견덕에 머물게 된다. 총무원은 이 안과 관련, "위계질서 확립과 수행풍토 진작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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