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癌, 20대부터 체크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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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5면

목욕탕에서 때를 밀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유방암. 국내 유방암 여성 3명 중 2명은 이처럼 늦게 발견돼 림프절에 옮긴 상태로 병원을 찾게 된다. 1기에서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4%나 되지만 2기나 3기로 악화되면 73%로 떨어지며 4기는 18%밖에 안된다. 대한유방암학회(회장 백남선)는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해 8일부터 18일까지 유방암 캠페인을 한다. 전국 주요 병원에서 유방암 무료강좌를 통해 유방암 최신 정보를 소개한다(표 참조). 유방암 극복을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분야별로 살펴본다.

◇젊은 여성일수록 위험하다〓1981년부터 2000년까지 서울대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은 3천2백여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0세 이하 비율이 22%나 됐다. 이는 미국의 6.4%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수준.

이처럼 이른 연령에서 발생한 유방암일수록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 이유는 젊은 여성일수록 건강에 대한 과신으로 조기 발견 비율이 떨어지기 때문. 0기(유관에만 암세포가 국한된 경우)상태에서 찾아낸 비율이 40세 이후에선 5.2%였지만 40세 이전에선 2.6%였다. 젊을수록 암세포의 증식이 왕성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 이은숙 박사는 "3기 유방암의 경우 40세 이전 여성은 5년 생존율이 48.3%에 불과했지만 40세 이상 여성은 68.3%로 나타났다"며 20~30대의 젊은 여성도 자신의 건강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조기 발견이 핵심이다〓유방암도 일찍 발견하면 완치된다. 조기 발견의 양대 무기는 '맘모그램'이라 불리는 유방 X선촬영 검사와 유방 초음파검사다.

특히 유방조직이 체질적으로 치밀한 경우 유방 초음파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이들 검사에서 혹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

이때 도움되는 것이 최근 국내 의료계에 도입된 '맘모톰'이다. 과거 수술칼에 의해 조직검사를 시행할 경우 2∼4㎝ 가량 절개해야 하나 맘모톰은 0.5㎝ 정도면 된다. 청담서울여성외과 권오중 원장은 "맘모톰은 흉터가 거의 없고 당일 퇴원이 가능하며 한꺼번에 여러 부위에서 조직을 채취할 수 있어 정확도가 높은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대학병원과 유방 전문병원에 도입돼 있다.

◇새로운 항암제도 있다〓최근 미국 식품의약국의 공인을 거쳐 국내 의료계에 도입된 항암제 아리미덱스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의학잡지 랜시트는 영국 등 21개국 3백81개 병원의 유방암 환자 9천여명을 대상으로 33개월간 아리미덱스 임상시험을 한 결과 타목시펜 등 기존 유방암 치료제보다 재발 확률이 17% 가량 줄어드는 등 치료효과가 높았다고 발표했다.

상계백병원 외과 한세환 교수는 "지금까진 타목시펜 외에 마땅한 유방암 치료제가 없었으나 아리미덱스가 나와 타목시펜으로 효과가 없었던 환자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그는 "특히 폐경 이후 발생한 유방암 여성에게 수술과 함께 투여할 경우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사 es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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