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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표 '마이 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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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 11일 한나라당사에서 박근혜 대표가 신임 당직자들과 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유승민 대표비서실장, 박 대표, 김무성 사무총장, 전여옥 대변인(유임).[김형수 기자]

정책의장 박세일 의원
사무총장 김무성 의원
비서실장 유승민 의원
대 변 인 전여옥 의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본격적으로 '마이 웨이'를 선언하고 나섰다. 박 대표는 11일 정책위의장에 박세일(초선), 사무총장에 김무성(3선), 대표비서실장에 유승민(초선)의원을 기용하는 당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투 톱'이었던 대변인은 전여옥 대변인 단일 체제로 바꿨다.

6명의 정조위원장에는 황진하 2정조위원장만 유임됐고 유정복(1정조).박재완(3정조).이혜훈(4정조).이주호(5정조).박찬숙(6정조) 의원 등 5명이 새로 임명됐다. 심재철 전략기획.송영선 여성.곽성문 홍보.박진 국제위원장은 직을 유지했다. 제1사무부총장엔 권경석 의원이 발탁됐고, 원외인 김용균.이성헌 제2사무부총장은 유임됐다. 박세일 의원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여의도연구소장에는 경실련 정책협의회 의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이 내정됐다.

이번 당직 개편은 박근혜 체제의 2기 출범을 명실공히 알리는 의미가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박세일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발탁한 것이다. 김영삼 정부 때 청와대 정책기획.사회복지수석을 지낸 박 의원은 그동안 여의도연구소장을 맡아 당명 개정, 국가선진화 프로젝트 등을 주도해 왔다. 당 관계자는 "이전 정책 라인이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는 데 주력했다면 신임 박 의장은 여당과 정책 경쟁을 벌이는 데 능한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실용주의 노선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응해 앞으로 이념보다 민생 대책에 중점을 두겠다는 박 대표의 구상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김무성 신임 사무총장은 조직 장악력을 인정받아 올 4월 국회의원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 등에 대비한 당 조직 정비를 맡았다. 김 총장은 소장파와도 가까워 최근 다소 소원해진 박 대표와 소장파의 관계를 복원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총장은 김덕룡 원내대표와 같은 민주계 출신 인사여서 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의견조율에도 한몫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박 대표가 '삼고초려'끝에 정무기획통인 유승민 의원을 대표비서실장으로 앉혀 정무 보좌 기능을 강화한 것이나 최측근인 전여옥 대변인을 '원 톱'대변인으로 내세운 것도 박 대표의 당내 위상을 공고히 하고 당 운영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보탬이 될 게 분명하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박 대표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만 골라 썼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한 소장파 의원은 "정책위의장 인사를 보니 박 대표가 여의도연구소까지 직할체제로 만들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보수파인 김용갑 의원도 성명서를 통해 "지금처럼 당이 어려우면 박 대표가 반대되는 입장의 의원들에게도 기회를 줘 당을 통합해야 하는데 코드가 맞는 몇몇 그룹만 품에 안았다"고 주장했다.

김정하.이가영 기자 <wormhole@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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