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이변의 원인일 수도 있는 '갈색 구름'에 대한 국제 공동연구에 한국이 동참하기를 바랍니다."
에어컨 등에 쓰이는 프레온이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사실을 밝혀 1995년 노벨 화학상을 탄 폴 크루첸(69)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교수.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BK21사업단 초청으로 지난 3일 한국에 온 그는 4일 기자들과 만나 "오는 9일 김명자 환경부 장관에게 한국의 동참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갈색 구름은 나무를 태울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 등 오염 물질 때문에 생긴다. 인도·중국 등지에서 발생해 전세계로 퍼지고 있으며, 보통 구름보다 햇빛을 차단하는 효과가 커 기상이변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서남아시아와 중국에서 발생한 갈색 구름이 미국으로 건너가는 중간에 한국이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이 이 영향을 측정하는 것은 국제연구에 참여함을 뜻하며, 자국의 환경 변화를 파악하고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크루첸 교수는 최근 남극의 오존 구멍이 줄어들고 있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발표과 관련해 "성층권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며, 내년엔 원래의 크기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존층 파괴로 남극 바다의 식물 플랑크톤이 10%나 줄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선 바로 지금 인류가 나서야 합니다."
크루첸 교수는 "교토 의정서를 맺어 각국이 이산화탄소 등 온실 가스 배출을 제한하기로 한 것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교토의정서에 동참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정부가 바뀌면 태도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크루첸 교수는 91년부터 10년간 1백10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들이 2천9백여회 인용돼 그는 지구과학 분야의 최다 인용 저자로 알려졌다. 그는 제주도에 들러 갈색 구름의 영향을 측정하는 데 적합한 곳이 있는지 살펴보고, 오는 8일 서울대에서 '남극 오존 구멍이 주는 교훈'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10일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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