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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경제학]유례없는 호황-영업이익률 상장사의 4배 "굿 비즈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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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주5일 근무제가 확대되면서 골프 관련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고 있다. 그러나 국토의 70%가 산인 우리나라는 더 이상 골프장을 지을 땅이 없다. 해외 골프관광에 매년 수천억원이 나가는 게 안타까운 골프 옹호론자들은 '산이라도 깎아 골프장을 건설하자'는 입장이고, 환경문제를 앞세워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측은 '산림훼손은 안된다'고 주장한다.

골프 사업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골프장 이용객 수는 1999년에 이미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뒤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또 올 들어선 97년 1월에 분양된 회원권 가격이 IMF 직전의 최고치를 넘어섰다. 외환위기 당시 건설이 중단됐거나 문닫은 골프장 10여곳도 올해에 모두 정상화돼 현재 운영 중인 골프장 수는 1백58개다. 97년 말엔 1백16개였다.

기업들의 경영 호조와 개인소비 확대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주5일 근무제에 대한 기대 등으로 골프사업 전망이 더욱 밝아지자 대기업들이 잇따라 골프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골프사업에 무심했던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골프장 건설 붐=삼성은 안양베네스트(18홀·경기도 군포)·동래베네스트(18홀·부산)·안성세븐힐스(27홀·경기도 안성)·글렌로스(9홀·경기도 용인)에 이어 가평베네스트(27홀·경기도 가평)를 내년 상반기에 개장할 계획이다.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주변에 27홀 골프장을 건설한다는 계획도 최근 발표했다.

삼성에 이어 둘째로 많은 골프장을 갖고 있는 한화그룹은 프라자(36홀·경기도 용인)와 설악프라자(18홀)에 이어 IMF 사태 이전에 추진하다 그만뒀던 춘천한화(18홀·강원도 춘천)와 제주프라자(27홀·제주도 북제주군)의 건설공사를 올해 다시 시작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추가 건설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LG그룹도 곤지암(18홀·경기도 광주)·강촌(27홀·춘천) 등 두곳에 이어 36홀 골프장 공사를 제주도 북제주군 애월읍에서 진행하고 있다.

자금력이 뛰어난 중견업체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주류업종에만 매달리던 하이트맥주는 지난 8월 경기도 여주 클럽700(18홀·현 블루헤런)을 한솔개발로부터 인수했다.

하이트는 주류 도매업체들을 상대로 한 영업력 강화에 골프장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이에 앞서 지난해 3월 경기도 포천 일동레이크(18홀)를 성산개발로부터 사들였다.

학습지 업체인 대교도 뛰어들어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마이다스밸리(18홀·경기도 가평)를 인수해 지난 4월 개장했다. 이밖에 지난해 서울 세란병원이 공사가 중단된 청평(18홀·가평)을 인수하기도 했다.

◇'황금알 낳는 거위'=전남 모 골프장(27홀)은 지난해 이용객 12만여명에서 10% 이상 늘어난 14만명 정도가 올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9년 7만5천여명이던 이용객이 계속 늘어 한해 매출액도 99년 75억여원에서 지난해 1백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이 기간 중 18억여원에서 42억여원으로 훌쩍 뛰었고 지난해 39.5%였던 영업이익률이 올해는 40%대에 무난히 진입할 전망이다.

이같은 고수익성이 골프사업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국내 58개 회원제 골프장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평균 영업이익률이 22.3%로 지난해 상장기업 평균(5.5%)의 4.05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골프장의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1백7억여원으로 2000년보다 12.6% 늘어났다.

회원제의 경우엔 토지매입비·토목공사비 등 초기 투자자금을 공정 30% 이후의 회원권 분양으로 일찍 회수할 수 있는게 큰 매력이라는 것이다.

퍼블릭 골프장도 최근 골프 대중화에 힘입어 회원제 이상의 이익률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소장은 "초과 수요로 인해 골프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며 "업체들이 과거엔 구색 맞추기나 고객 접대를 위해 골프장에 관심을 가졌으나 이제는 사업성에 끌리고 있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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