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對美무역 흑자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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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홍콩=이양수 특파원] 중국의 대미(對美) 무역흑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미·중 간에 통상마찰이 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올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수입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으나 지난 8월 말 현재 대미 교역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늘어난 6백2억달러를 기록하면서 무려 2백59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으로의 수출이 4백30억달러로 22.7%나 급증한 반면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오히려 1.7% 줄어든 1백71억달러에 그쳤기 때문이다.

홍콩 경제일보는 최근 "올해 대미 교역액은 사상 최초로 대일(對日)교역액보다 더 많은 9백2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전략 수출품목인 기계·전기·방직·완구·구두·가구·비철금속 등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대외무역 규모(5천97억달러)가 처음으로 5천억달러를 넘어서 전세계에서 여섯번째를 기록했으며 미국은 중국에 둘째로 큰 교역상대국이 됐다. 미국은 올해 일본을 제치고 중국의 최대 교역상대국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홍콩 언론들은 올 들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인 후진타오(胡錦濤)국가 부주석의 방미 등으로 다져진 양국간의 우호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통상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1995년부터 지금까지 미국으로부터 19건의 반(反)덤핑 제소를 당했으며, 지난 3월 미국의 수입 철강제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 조치(세이프 가드)에 맞서 잠정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바 있다.

미국은 또 지난 4월 상무부장관과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잇따라 중국을 방문해 무역역조 시정방안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이달 하순 있을 장쩌민(江澤民)국가 주석의 미국 방문에 맞춰 경제부처 특별팀을 구성해 양국 간의 통상 현안과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통상 관계자는 "중·미 간에 전방위 협력체제를 마련한다는 원칙 아래 江주석의 방미 기간 중 양국 간의 새로운 무역 활성화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yas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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