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日기타지마 세계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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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타고난 승부근성이 부산 사직수영장의 물살 속에서 활활 타올랐다.

세계 최고의 남자 평영선수로 평가되는 기타지마 고스케(20·일본체육대학)의 힘찬 스트로크에 맞설 상대는 아시아에는 없었다.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팔꿈치 통증도 말끔히 가시자 그에게는 세계신기록 수립이라는 목표가 세워졌다.

수영종목 첫날인 30일 남자 평영 1백m에서 대회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기타지마의 날카로운 눈빛에서 만족감이라고는 찾아 보기 힘들었다.

2일 다시 한번 도전의 시간이 찾아왔다. 평영 2백m. 기타지마는 결선에서 단단히 각오를 한듯 초반부타 급물살을 갈랐다. 2분9초97. 10년 전 마이크 배로우먼(미국)이 세웠던 종전 세계기록(2분10초16)보다 0.19를 앞당긴 세계신기록이었다. 1m78㎝의 수영선수로는 크지 않은 키에, 71㎏의 몸무게. 그러나 팔이 길고, 근성이 뛰어난 기타지마는 이번 대회 수영종목 첫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2관왕에 올라 일본 수영의 자존심을 세웠다.

한국 싱크로나이즈드 수영 듀엣에서 석연찮은 심판판정에 울며 동메달에 머물렀다.

장윤경-김민정(이상 이화여대)조는 싱크로나이즈드 듀엣 자유종목에서 좋은 연기를 펼치고도 중국령 마카오 심판이 9.1이란 상식 밖의 낮은 점수를 주는 바람에 47.250점을 기록, 합계 94.500으로 중국의 구베이베이-장샤오환(94.917점)조에 은메달을 내줬다.

한국의 장명자 심판은 자유종목 예술점수에서 만점에 가까운 9.9를 준 반면 중국·마카오 심판은 약속이라도 한듯 나란히 9.1을 매겨 평균점수를 깎았다. 문제의 마카오 심판 쿠웽케이는 중국 위에얀 심판과 함께 중국조에는 9.8이란 파격적인 점수를 줘 '중국 밀어주기'의 인상을 강하게 풍겼다.

한편 전날 솔로에서 우승한 일본의 다치바나 미야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시 파트너였던 다케다 미호와 호흡을 맞춰 듀엣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했다. 다치바나는 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듀엣에서 3연패를 달성했다.

부산=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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