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매너 지키기 운동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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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이젠 골프 문화도 업그레이드해야 할 때입니다."

골프장 오너가 골프 매너 높이기 운동을 시작하고 골퍼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10월말 개장을 목표로 시범 라운드를 하고 있는 충북 청원 실크리버골프장 사장 박정순(朴正淳·47)씨.

그는 골프 에티켓과 관련된 포스터와 표지판을 골프장 곳곳에 설치했으며,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무료로 나눠주겠다며 골프 매너 향상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朴씨가 골프 매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외국인 친구들을 초대해 라운드를 할 때 겪은 일부 골퍼들의 몰지각한 행동 때문이다. 벙커의 발자국을 그대로 방치하는가하면 볼을 찾기 위해 시간을 끌면서도 뒤 팀을 먼저 통과시키지 않았다. 목욕탕에서도 사용한 수건을 바닥에 던지고 가는 사람들 때문에 朴씨는 얼굴이 홍당무가 됐다고 한다.

"훌륭한 골프 매너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행동을 하면 되는 거죠. 이는 사회생활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에게 골프를 배운 그는 혹독한 매너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재일교포이며 신한은행 창업 멤버였던 부친(박종씨)은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된다"며 6개월간 맹훈련을 시킨 뒤에야 코스로 데려갔다. 조금이라도 에티켓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을 땐 아버지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

朴씨는 "한국에서는 연습도 제대로 하지 않고 머리 얹으러 골프장으로 나온다"며 "이런 행동은 분명히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여섯 종류의 포스터를 제작해 놓은 그는 "매너가 좋은 골퍼도 많다. 그러나 한국은 편차가 심한 편이어서 이런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백유 기자

caroli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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