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⑦ 강원도 남서부지역:가을이 타오르는 마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강원도의 횡성·홍천군은 서울에서 2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으면서 속초·강릉시와 인제·평창군의 명성에 밀려 관광지로서 덜 알려진 곳이다. 그러나 국도나 지방도로를 이용해 드라이브를 즐기다 보면 강원도 산골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벌써 설악산 대청봉에는 단풍이 곱게 내려앉고 높은 산에는 바람결에 고개를 숙이는 억새 사이로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지난달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 '루사'의 상처는 아직도 전국 곳곳에 남아 있다.

특히 강원도는 그 피해가 다른 지역보다 큰 데다 관광객도 줄어 생활의 이중고(二重苦)를 겪고 있다고 한다. 특히 피해가 컸던 강원도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이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방법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2박3일로 횡성·평창·홍천을 둘러보는 코스를 소개한다.

◇횡성

횡성은 한양에서 강릉을 갈 때면 꼭 거쳐가야 했던 교통의 요지였다. 그러나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역할을 원주로 넘겨줘 지금은 인구가 5만명을 밑돌 정도로 군세(郡勢)가 위축됐다.

서울에서 양평을 지나면 용두리에서 국도 6호선이 횡성으로 연결된다. 이 길을 따라 도계(道界)를 넘어 횡성 땅에 들어서면 한국인 신부가 1907년 지은 국내 최초의 성당(풍수원성당·서원면 유현리·033-342-0035·이하 지역번호 033)이 길손을 맞는다.

신도들이 직접 벽돌을 구워 지었다.풍수원성당은 로마네스크식 건물로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도 고색창연한 모습에서 넉넉함을 느낄 수 있다. 성당 뒤편 유물전시관에는 성경 필사본(筆寫本)을 비롯해 귀중한 서적들이 전시돼 있다.

횡성에서 홍천으로 이어지는 국도 5호선을 따라 8㎞정도 달려가면 '장송모 도자연구원(공근면 창봉리·www.jangsongmo.com·342-0011)'을 만나게 된다. 방문객들은 재료비를 내면 직접 물레를 돌려 청자와 백자를 만들어볼 수 있다. 전시관에서는 무형문화재인 장송모(張松模)선생의 자기를 감상할 수 있다.

참숯가마에서 즐기는 찜질은 횡성에서만 체험해 볼 수 있는 것. 14개의 숯가마가 있는 '강원참숯(갑천면 포동리·342-4508)'은 숯을 빼내고 하루 정도 식힌 한두 개의 가마를 매일 찜질방으로 운영하고 있다. 숯먼지에 뒤덮인 슬레이트 지붕 위로 흰 연기가 그치지 않으며 곳곳에 참나무 더미가 널려 있어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샤워 시설은 없지만 일반 한증막이나 사우나보다 찜질효능이 뛰어나다는 입소문 때문에 전국에서 적잖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찜질방 옷과 타월을 빌려주며 이용료는 5천원.

찜질을 마친 후 횡성 다목적댐을 끼고 드라이브를 즐기며 횡성온천(갑천면 삼거리·344-4200)을 찾아간다. 약알칼리성 중탄산 나트륨천으로 수질이 부드러워 피부가 매끈하다. 단체 관광객을 받고 있지 않아 호젓하게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포도원액을 섞은 이벤트탕이 있으며 더덕탕도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평창

국도 6호선을 따라 태기산을 넘어 평창군으로 들어서면 콘도·골프장 등을 갖춘 종합리조트인 보광 휘닉스파크가 나타난다.흥정계곡에는 '허브나라(봉평면 흥정리·www.herbnara.com·335-2902)'가 있다.'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무대인 봉평에는 '이효석 생가'와 문학공원,작품 속의 물레방앗간 등이 복원돼 있다. 속사에서 운두령을 거쳐 인제로 이어지는 도로변에는 약수터가 즐비하다. 그중 속사∼율전삼거리의 국도 31호선에서 10∼20분 거리에 있는 신약수와 삼봉약수가 유명하다.

◇홍천

율전삼거리에서 국도 56호선을 따라 홍천으로 달리다 보면 모둘자리 관광농원을 만나게 된다.

홍천에서는 동학혁명기념탑(서석면 서석리)과 공작산 자락에 안겨있는 수타사, 대명 비발디파크(홍천군 서면 팔봉리·www.daemyungcondo.com)의 플로라 월드를 둘러본 후 집으로 돌아오면 된다. 플로라 월드는 10만평 슬로프 위에 펼쳐진 국내 최대 꽃정원이다.

수생식물 수경원·야생화 정원·허브 정원·베고니아 동산·드릅나무 가족정원·제비꽃 정원·도라지꽃 정원·봉선화 정원·패랭이 동산 등이 조성돼 있다.입장료는 5천5백(회원)∼8천원(비회원).

횡성·평창·홍천=김세준 기자

sj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