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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 me a fist bump! ‘휘스트 밤프’ 한번 하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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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호 29면

미국 대학에 유학 간 한국 학생이 같은 기숙사에 있는 미국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미국 학생이 자기는 여친이 있다고 말하자 한국 학생이 How close are you? You do skinship?(너희들 얼마나 가까운 사이냐? 스킨쉽도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미국 학생은 Skinship? What’s skinship?(스킨쉽? 스킨쉽이 뭔데?)라고 되묻는다. 한국 학생은 ‘미국인이 스킨쉽도 모르다니, 너 진짜 미국인 맞아’하는 표정을 지으며 I mean hugging and kissing.(끌어안고 키스하는 것 말이야)라고 하니까 미국 학생이 Oh, you call that skinship? We call it making out or necking.(그걸 너희들은 ‘스킨쉽’이라고 하니? 우린 그걸 ‘메이킹 아웃’ 또는 ‘네킹’이라고 해)이라고 대답했다 한다.

조화유의 English Lessons from Washington <120>

미국인도 모르는 skinship이 한국에서는 영어로 통하고 있다. 알고 보니 그것은 1940년대부터 일본에서 쓰이기 시작한 ‘와세이 에이고’(일본식 영어)라고 한다. 그 뜻은 ‘엄마와 젖먹이 자식 사이’였는데, 차츰 온천이나 공중목욕탕에서 여러 사람이 피부를 거의 맞대고 물 속에 같이 들어가 있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한다. 그런데 이게 뒤늦게 한국에 수입되어 남녀 간의 신체적 접촉을 가리키는 뜻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Google에 들어가 skinship이란 검색어를 집어넣어 보았더니 “kinship(킨쉽/혈육)을 잘못 넣은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는 것을 보면, 영어 사전에서는 skinship이란 단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 젊은이들이 쓰는 말로 Give me some skin.이라는 것은 있다. 글자 그대로는 “나한테 피부를 좀 달라”는 말이지만 실은 “우리 서로 살을 좀 부딪치자”는 뜻이다. 그러나 육체관계를 하자는 뜻은 아니고 handshake(악수)나 high five(하입 화이브) 또는 fist bump(휘스트 밤프)를 하자는 말이다. high five는 두 사람이 팔을 높이 들어올려 서로 손바닥을 마주치는 것인데, 이것도 이제 한물갔는지 요즘은 서로 주먹을 부딪치는 fist bump가 유행이다. 서로 배를 부딪치는 belly bump도 있다.

American: Hey, long time no see. Give me some skin!
Korean: Give you some what?
American: Give me a fist bump!
Korean: Oh, OK.

미국인: 야, 오랜만이다. 스킨 좀 줘봐라!
한국인: 뭘 좀 달라고?
미국인: ‘휘스트 밤프’ 한번 하자고.
한국인: 아,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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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조화유씨는 최근 『이것이 미국영어회화다』 책과 CD를 출간했습니다. 구입 문의는 JohEnglish@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