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앞·경동시장·삼청동길 서울 체험관광 코스로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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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를 공부 중인 중국인 궁샤오이(왼쪽)와 영어강사로 일하고 있는 미국인 테린 블레이크가 28일 오후 서울 홍익대 앞에서 떡볶이와 어묵을 먹고 있다. [강정호 인턴기자]

3월부터 서강대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 중인 하디 셉티(28·프랑스)는 틈만 나면 홍대 앞을 찾는다. 하디는 “홍대 앞은 액세서리나 옷·신발 등을 파는 독특하고 예쁜 가게가 많아 갈 때마다 눈이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3년 전 이화여대에서 한 학기 동안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다 지난 3월 서울에서 보낸 시간을 잊지 못해 다시 한국에 왔다. 하디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어머니와는 남산 한옥마을에 갔다. 어머니는 편안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한옥이 매우 아름답다며 칭찬하셨다”고 했다. 중국에서 유학 온 지 3년째인 궁샤오이(24·여)는 서울을 걷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특히 인사동~광화문~청계천 코스를 좋아한다. 샤오이는 “인사동에서 한국 전통 공예품을 구경하고 광화문 광장을 지나 청계천에서 데이트를 하면 최고”라며 웃었다.

외국인들이 체험하는 서울의 풍경이 다채로워지고 있다. 서울시가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500명을 상대로 쇼핑·야간체험·음식·도보관광 등 20개 분야의 관광체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가장 인상 깊은 장소로는 ‘홍대 앞’이 꼽혔다. 저녁 시간을 신나게 보내기 좋은 곳 1위였고, 예술과 디자인을 보고 느끼기 좋은 곳으로도 인사동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쇼핑 천국은 역시 명동이었다. 195명이 명동을 꼽았고, 코엑스몰(61명), 동대문(55명)이 뒤를 이었다. 걷기 좋은 곳으로는 삼청동길(189명), 청계천(96명), 인사동길(63명) 등이 뽑혔다.

한국 음식 중에는 225명이 갈비를 최고로 꼽았다. 한정식(117명), 비빔밥(45명), 거리음식(36명), 불고기(25명)보다 인기가 높았다. 또 술 중에는 소주(85명)보다 막걸리(215명)와 복분자주(137명)를 더 선호했다. 전통시장 중에는 잘 알려진 남대문뿐 아니라 경동시장(56명)이나 광장시장(54명)도 많이 찾았다. 한국에서 5개월째 공부하고 있는 일본인 미타무라 데쓰오(43)는 “온갖 약재를 파는 약령시장과 상인들이 친절한 경동시장이 최고”라며 “독특한 재래시장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이해우 서울시 관광진흥담당관은 “외국인들이 쇼핑은 동대문에서 즐기고, 음식은 불고기를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조사 결과 다양한 관광거리에 눈을 돌리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다양한 관광코스로 만들어져 다음 달 3일 서울시 컨벤션 정보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글=임주리 기자 설승은 인턴기자(이화여대 국문과 4)
사진=강정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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