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보호센터 8년째 운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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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북대의 한 교수가 야생동물보호센터를 8년째 운영하고 있다.

조류학자로 잘 알려진 경북대 생물학과 박희천(朴喜千·54)교수.

朴교수는 1995년 경북대 캠퍼스 내 생물관과 학군단 사이에 네 칸의 우리로 된 야생동물보호센터를 마련했다.

그 뒤 朴교수는 지금까지 한해 1백50∼2백마리의 동물을 치료했다. 학생들과 함께 현장실습을 하다 상처를 입은 동물을 발견하면 어김없이 이곳으로 데려와 정성껏 돌봐줬다.

날개를 다친 독수리와 다리가 불편한 말똥가리, 고라니, 수달, 너구리, 족제비 등 온갖 야생동물이 그의 치료 대상이었다.

지역 119 구급대원들도 고속도로나 아파트 담벼락 등에서 발견한 다친 동물들을 데려왔다. 야생동물들의 응급치료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그러면서 이 센터는 이제 지역의 명소가 됐다.

"산업화로 인해 이동 통로를 빼앗기고 안식처를 잠식당한 동물에게 서식지를 돌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朴교수는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야생동물보호센터에 맡겨지는 동물이 해마다 늘어나자 대학 내 수의학 전공 교수들과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대학 동문들의 지원을 받아 치료를 하고 있다. 센터 운영비는 대구시로부터 약간의 지원금을 받지만 대부분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

朴교수는 "앞으로 이 센터를 '멸종동물 복원센터'로 발전시켜 낙동강과 소백산 일대에서 사라진 동물들을 복원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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