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암살단 가동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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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 국방부가 이라크 저항세력 지도자를 제거하기 위해 암살단을 가동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뉴스위크가 8일 보도했다. 일명 '살바도르 옵션'이라 불리는 이 작전은 1980년대 초반 레이건 행정부가 엘살바도르의 좌익 게릴라 반군 제거를 위해 비밀리에 썼던 방법을 원용한 것이다.

뉴스위크는 "이런 수단까지 생각한 것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부 장관의 고민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한다"고 평가했다.

익명의 고위 군사전문가는 뉴스위크와의 회견에서 "현재 우리는 수비만 하고 있다. 그것마저도 지고 있는 형편이다. 지금까지 해온 방식으로 (저항세력을 상대해서는) 도저히 안 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라크 팔루자 작전에서 우리는 저항세력의 배후를 소탕하려고 했으나 결과는 이들을 분산시켜 놓은 것뿐"이라며 "새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군사전문가는 "미국 특공대를 파견해 쿠르드 및 시아파 민병대를 지원하면서 훈련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훈련받은 민병대원으로 하여금 수니파 저항세력 지도자와 그 지지자 등을 암살.납치하게 한다는 것이다.

작전의 관할을 국방부가 할 것인지 CIA가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영역 확대를 노리는 기관 간의 경쟁이다. 럼즈펠드는 그동안 국방부 자체 내에 정보 수집 및 비밀작전 수행을 위한 시스템을 공격적으로 구축해 왔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특공대 파견과 관련해 아직까지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은 상태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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