移通·은행'영역 싸움'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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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휴대전화를 통해 송금·결제 등의 금융업무를 볼 수 있는 휴대전화 금융서비스 이용 고객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특히 이 서비스는 수수료 없이 무료로 제공돼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수수료 수입감소 등을 우려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휴대전화로 송금·결제를 하는 '네모' 서비스를 시작해 10개월 만에 가입자 1백50만명을 유치했다고 17일 밝혔다. KTF도 지난달 말 'K-머스'라는 상표로 휴대전화를 이용한 계좌조회·자금이체 등의 서비스를 시작, 현재 9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SK텔레콤의 네모 서비스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상대방에게 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언제 어디서나 송금과 결제 등을 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외환·하나·한미은행 등 8개 시중은행과 제휴해 서비스를 공동으로 제공한다. KTF(016·018)와 LG텔레콤(019)고객들도 이용이 가능하다.

KTF는 휴대전화기에 신용카드 기능을 통합, 전화기를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SK텔레콤의 차진석 상무는 "휴대전화 서비스 업체들은 통신료 수입을 올리고, 은행들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권 일부에서는 휴대전화 업체들의 무료 서비스 때문에 고유 업무를 침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제휴 중지와 휴대전화 업체의 금융서비스 제한을 요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휴대전화 금융서비스에 따라 늘어난 통신료 수입을 은행과 나눠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가 입법을 추진 중인 '전자금융거래기본법'에는 통신회사 등 비금융기관도 전자금융업무를 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을 가능성이 커 은행권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국민은행 이용승 신사업개발팀장은 "지금까지는 통신회사가 인프라를 활용해 금융결제를 해주고 전화요금을 받는 수준이었으나, 서비스가 더 활성화할 경우 통신회사와 협력을 할지, 경쟁을 할지 전략적으로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윤·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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